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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시스 헬릭스미스 '동병상련', 내년 주총서 소액주주와 경영권 대결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12-23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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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진단기업 휴마시스와 신약개발기업 헬릭스미스. 전혀 다른 두 기업이 최근 소액주주와 갈등이라는 교집합으로 묶였다.

회사의 기업가치 하락, 주주친화정책 미흡 등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은 내년 주주총회에서 회사 경영권을 두고 사측과 한판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휴마시스 헬릭스미스 '동병상련', 내년 주총서 소액주주와 경영권 대결
▲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양도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헬릭스미스 본사.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내년 1월31일, 휴마시스는 내년 2월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구성원 변경 안건을 다룰 것으로 예정됐다.

헬릭스미스의 주주총회는 사측이 바이오기업 카나리아바이오의 모회사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절차다. 헬릭스미스는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측 이사 5명이 사임하는 대신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주총회가 순탄하게 마무리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소액주주들이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의 경영권 이양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서다.

사측의 계획대로 이사회가 새로 구성되면 헬릭스미스의 현금성 자산이 새로운 후보물질에 대한 투자를 명목으로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대거 유출돼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측이 추진하는 카나리아바이오엠 대상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이뤄질 경우 기존 헬릭스미스 최대주주인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의 우호 지분이 늘어나 소액주주의 발언권이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헬릭스미스는 21일과 22일 연속으로 이사회를 열어 50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안건을 상정했으나 소액주주 측을 포함한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변경수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네이버 카페를 통해 “유상증자 후 김선영 대표쪽 지분 6.73%와 신규 투자자들이 받는 지분 7.3%에 신주인수권부사채로 지분 10%가 더해지면 앞으로 우리 소액주주들이 이기기 힘든 지분이 된다”며 “1월31일 임시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을 막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휴마시스 임시주주총회도 회사 경영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액주주 측 이사 후보 6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놓고 사측과 소액주주 측의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정됐다.

기존 이사회는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를 포함한 등기임원 3명으로 구성됐다. 소액주주 측 이사가 모두 선임되면 이사회 주도권이 소액주주 측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측은 그동안 배당 확대와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제대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휴마시스가 코로나19를 기회로 진단키트사업을 확대해 실적을 대폭 개선했는데 주주들과 과실을 나누는 데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지분을 다량 보유한 주주를 중심으로 뭉쳐 경영권 참여에 나섰다. 소액주주 측 대표자들은 10월18일 경영 참여 목적의 지분 보유를 신고한 직후 휴마시스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내년 2월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이미 사측과 소액주주 측 사이의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사측은 최근 소액주주 측 이사 후보인 정채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대표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정 대표는 21일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려 “회사는 주주친화가 아닌 주주가치 훼손 안건들을 대거 쏟아내 큰 상처를 주더니 이제는 작은 연민조차 가시게 하는 참모습을 드러냈다”며 “주주 여러분은 의결권을 소중히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휴마시스 헬릭스미스 '동병상련', 내년 주총서 소액주주와 경영권 대결
▲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은 내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본격적인 경영 참여를 꾀하고 있다.

휴마시스와 헬릭스미스에서 이처럼 사측과 소액주주 측의 경영권 다툼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사측 지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는 기존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7.27%를 보유하고 있으나 유상증자 후에는 지분율이 더 낮아진다. 여기에 신주를 얻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지분을 합쳐도 사측 우호 지분은 15%를 밑도는 수준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측은 이미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곧 있을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과 팽팽한 표 대결을 벌일 공산이 크다.

휴마시스를 보면 외부로 드러난 사측 우호 지분이 헬릭스미스보다 더 적다. 현재 최대주주인 차정학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7.65%에 그친다. 

사측이 지분을 더 확보하지 못하면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한 경영권 다툼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공식적으로 경영 참여를 선언한 소액주주 대표자들의 지분만 해도 5.45%에 이르고 여기에 더 많은 소액주주가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로 앞서 10월 열린 휴마시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조항 신설을 포함한 사측 안건은 모두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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