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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탄소장벽 쌓기 본격화, 한국기업 철강 자동차 수출 비상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2-12-14 16: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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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탄소장벽 쌓기 본격화, 한국기업 철강 자동차 수출 비상
▲ 유럽연합(EU)에서 ‘탄소 장벽’ 쌓기가 구체화 되고 있다. 유럽의 탄소장벽은 당장 철강에서 시작해 결국에는 수소 등 에너지산업은 물론 자동차, 화학제품 등 주력 품목까지 한국 산업의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에서 ‘탄소 장벽’ 쌓기가 구체화 되고 있다.

유럽의 탄소장벽은 당장 철강에서 시작해 결국에는 자동차, 화학제품 등 주력 품목까지 한국 수출산업의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13일(현지시각) 집행위원회, 이사회, 의회 사이 3자 협의를 통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탄소배출량을 관세 부과의 기준으로 삼는다. 기후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개발도상국의 제품에 가격 경쟁력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도다.

모하메드 차힘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탄소국경조정제도는 무역 상대들이 탄소를 저감하도록 유인하는 장치”라며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유럽과 세계의 기후정책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내년 10월부터 도입을 위한 시범시행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관세 부과는 2026~2027년 중 시작된다.

시범시행 기간에는 유럽연합으로 수출하는 기업에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만 부과되고 실제로 관세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해 실시할 계획을 세웠다. 따라서 탄소배출권거래제 개편을 위한 논의까지 거친 뒤 탄소국경조정제도의 구체적 시기, 방식 등을 확정하겠다는 일정을 가지고 있다.

현재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적용 대상으로 유럽연합에서 합의를 본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비료, 시멘트, 전력, 수소 등 6가지다.

이중 한국의 철강 수출은 당장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갔다.

한국과 유럽연합 사이 무역에서 철강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통계 기준으로 43억 달러(5조6천억 원)에 이른다. 알루미늄 5억 달러, 시멘트 140만 달러, 비료 480만 달러 등 다른 대상 품목과 비교하면 철강의 수출액 규모가 월등히 많다.

게다가 철강은 산업의 특성상 탄소배출량이 많은 품목이기도 하다.     
 
환경부가 올해 6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철강의 비중이 14.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13일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을 위한 범부처 회의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철강 등 대(對) EU 수출산업이 받을 영향에 대비해 중소, 중견 기업을 포함한 기업의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가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도입 과정을 거치면서 적용 품목과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합의에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처음 내놓은 초안과 비교해 적용 대상 품목에 수소가 추가됐고 공시의무 범위도 간접배출까지 확대됐다.

탄소국경조정제도의 강화에 적극적인 유럽연합 의회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유럽연합 의회는 탄소국경조정제도의 대상 품목에 볼트, 너트 등 원료 제품과 유기화학물질, 플라스틱 등을 대상 품목에 추가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서는 자동차와 같은 완제품 품목까지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적용 품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역시 올해 6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의 도입 과정을 전하며 “자동차, 기계, 전자제품 등의 완제품도 적용 대상이 될 것에 대비해 현재는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더라도 강화되는 탄소배출 규제에 사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이상호 기자
유럽연합 탄소장벽 쌓기 본격화, 한국기업 철강 자동차 수출 비상
▲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청사의 모습.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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