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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은행 수장에 관료 출신 낙하산 움직임, 금융노조 강경투쟁 예고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2-12-07 15: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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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은행 수장에 관료 출신 낙하산 움직임, 금융노조 강경투쟁 예고
▲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11월16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을 놓고 낙하산 행장 임명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비즈니스포스트] 임기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몇몇 관료출신들이 유력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정부에서 관료출신을 앞세워 관치금융을 시도하고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노조와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IBK기업은행 노동조합, BNK부산은행 노동조합과 함께 12일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BNK금융지주도 회장 선임 이슈가 있고 기업은행도 행장 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 금융노조 주최로 낙하산 인사의 임명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BNK금융지주가 최근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경영승계규정을 고친 것을 두고 관료출신을 앉히기 위한 사전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보이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김지완 전 회장이 아들 특혜 논란으로 물러나자 차기 회장 인선을 시작하면서 외부인사도 후보군에 포함되도록 경영승계규정을 고쳤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치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앉히려 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고 실제로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를 거친 관료출신들의 지원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노조는 11월 발표한 성명에서 “정권이 민간금융회사에 자기사람 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그 시작은 BNK다”고 꼬집었다.

금융노조는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후임에도 이와같은 움직임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차기 IBK기업은행장에 유력후보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자 금융노조는 은행을 감시하고 감독하던 금감원장 출신이 행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상황은 상식과 공정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11월16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원장이 금감원장을 내려놓을 때 시중에서 말이 많았다”며 “정 전 원장이 또 다른 자리를 약속받았거나 그 자리를 이복현 원장에게 비켜주고 약속한 자리가 국책은행장 자리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다른 금융회사들도 모피아(재무부처의 고위관료 출신 인사들을 마피아에 빗대어 부르는 말)나 친정부 인사들이 최고경영자로 임명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연임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내리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 회장을 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자 정부에서 우리금융지주 인사에 개입하려는 외압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금융노조는 11월 발표한 성명에서 “특히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사장에 파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연임이 기대되던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대신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관료출신 이석준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노조의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관료출신이 주요 금융회사 임원 선임과정에서 유력후보로 떠오르는 현상은 윤석열정부의 출범과 함께 예견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 주요 경제라인에 기획재정부 출신 전직 관료들을 중용하면서 기획재정부 출신들의 위상이 한층 높아져 어느 때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과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이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도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 전직 관료들이다.

금융노조는 관료출신들의 금융권 진출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관료출신 인사를 정부에서 내려 보내는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임명될 경우 출근저지 시위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정권이 권력자의 측근이나 현장경험 하나 없는 모피아 출신을 금융권 낙하산으로 보내려 한다면 10만 금융노동자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가열찬 낙하산 저지 투쟁들을 벌여 나갈 것이다”고 경고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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