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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2월]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2023년 본격 추위 시작된다

안우현 기자 BlueAn@businesspost.co.kr 2022-1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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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다사다난.

흔하고 흔한 말이지만, 2022년에는 많은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바뀌었고, 10월 어느날 서울 한 곳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부동산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2023년 본격 추위 시작된다
▲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무엇보다 부동산과 관련해 행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집이 없는 사람은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때문에 정부를 비판했고, 비싼 집을 가진 사람은 세금이 올랐다며 정부를 원망했다. 이는 대통령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지난 1일 한국부동산원자료를 보면 11월 넷째 주(11월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56% 떨어졌다. 27주 연속 하락이다. 189일 떨어졌고, 6개월 넘게 계속 내리막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떨어지기 시작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반어법의 냄새를 풍기며 “윤석열 대통령이 큰일을 해냈다”고 한다.

부동산 언론보도도 다급해졌다.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가 10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고 앞다퉈 전한다. 갭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바쁘다. 1년 전, ‘오늘 산 집이 제일 싸다’라고 하면서 영끌 투자를 부추겼던 바로 그 매체들이다. 언론들도 큰일을 해냈다고 해야 하나. 그 언론을 믿었던 사람들을 바보라고 해야 하나.

다만 부동산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한 가지는 있다. 부동산 시장에 몰아닥친 한파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상했던 2022년을 지나, 예상가능하고 그래서 마음의 준비라도 단단히 할 수 있는 2023년으로 들어간다. 

물론 부동산시장의 급랭으로 건설사들도 2023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이다.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투자를 줄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투자자와 실수요자들도 자세를 낮추고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할 듯하다. 예고된 위기는 위기가 아닐 수 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출발한다면 내년에는 올해처럼 허망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건설사들은 올해 장사를 잘했다.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쓴 건설사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여럿이다. 재개발 재건축 바람이 불었던 덕분이기도 하지만 건설사들도 기술개발과 마케팅 등에 주력한 결과로 보인다.

10위권 안의 대형 건설사들은 거의 모두 만족스런 성적표를 받았다. DL이앤씨도 막판에 수주 몰이를 하면서 목표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다만 롯데건설은 자금난 우려의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롯데건설 예전 사례를 보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HD현대산업개발은 아직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에 따른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흉흉한 소문도 있다. 중견 건설사와 비수도권 소형 건설사들이 여럿 위험하다는 말이 돌고 있지만 좀더 지켜볼 일이다.

12월 초 현재 주요 건설사와 건설공기업 움직임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부동산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월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직접 11억7천만 원을 지원했고 롯데건설의 대표이사도 교체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11월23일 이사회를 열어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2023년 3월이 임기만료였는데 그룹에 직접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한 달 남짓한 기간에 그룹 계열사들과 은행권 등에서 모두 1조4500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조달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 지원 등에 기대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고 최근 사업장 여러 곳에서 유동화증권 차환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은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기준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49억546만 달러로 24억 달러가량의 수주실적을 올린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을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2023년 본격 추위 시작된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 계속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방한과 함께 사우디 국부펀드와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건설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를 맺었고 모듈러 건설 관련 업무협약도 진행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마킷에 따르면 고유가 기조로 중동 건설시장의 2022년 성장률은 12%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에도 세계 건설시장 가운데 중동시장의 성장률이 14.4%로 10%선을 넘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와 별도로 삼성물산은 최근 울산 최대 재개발사업 B-04구역에는 입찰하지 않으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울산 B-04구역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으로 이목을 끌었는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둘 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은 두 건설사의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해 향후 두 건설사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도시정비 신규수주 10조 원의 대기록 앞에서 멈춰섰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1조2천억 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건설사 모두 지난 11월2일 마감일에 입찰을 하지 않았다.
 
[데스크리포트 12월]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2023년 본격 추위 시작된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2차 입찰에서는 부동산경기가 악화함에 따라 대외적 상황을 고려해 입찰이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조합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12월 초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9조3천억 원을 기록해 4년 연속 1위 자리를 예약했다.

이와 별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뿐 아니라 플랜트 수주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월17일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 관련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 원을 투자해 울산에 석유화학 플랜트를 짓는 대형 사업이다. 2023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하고 2027년부터 연 320만 톤에 이르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되는 플랜트 수주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추진되는 석유화학 플랜트 아미랄(Amiral) 등의 프로젝트가 다수 나올 것으로 해외건설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 GS건설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막바지 수주에 바쁜 모습이다.

GS건설은 2022년 11월 기준 도시정비부문 누적 수주가 6조3492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연간 실적인 5조1437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GS건설은 11월18일 부산 시민공원주변 촉진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도 선정됐는데 이 수주건은 도시정비부문 실적에서 빠졌다.

부산 촉진1구역은 조합방식이 아닌 토지 등 소유자 방식의 재개발사업으로 GS건설 도시정비팀이 아닌 주택영업팀에서 수주해

주택건축부문 수주실적으로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촉진1구역은 공사예정금액이 9002억 원의 대형 사업이다.

GS건설은 부산 촉진1구역을 빼고도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7조 원을 달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가락상아1차아파트와 충주 교현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에서 막바지 실적을 추가할 기회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충주 교현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교현주공 재건축사업은 사업비가 약 2천억 원 규모다.

송파 가락상아1차아파트는 지난 10월 진행한 입찰에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무혈입성이 점쳐진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지난 11월5일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7900억 원)을 따내며 도시정비 신규수주 새 기록을 썼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록이자 최고 기록인 3조8992억 원을 경신해 올해 들어 12월 초 현재까지 5조2763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다만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았다. 한남2구역 수주 때 제시한 ‘118프로젝트’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18프로젝트는 최고 층수를 원안 설계(15층)에서 7개 층을 높여 21층으로 짓는 것이다. 최고 118m 높이로 짓겠다는 것인데 한남뉴타운 지역은 남산의 경관 보호를 위해 재정비 촉진계획에 따라 건물 높이 90m 규제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선정 이전에 공문을 통해 118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없으면 시공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비쳤다.

2023년을 위한 경영계획도 부지런히 짜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월 전략기획본부에 해외사업단을 신설하며 해외부동산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채비를 갖췄다. 선진국에서는 부동산 개발사업 위주로, 신흥국에서는 민관합작투자사업(PPP) 위주로 사업을 따내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대우건설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2조5205억 원, 영업이익 2055억 원, 순이익 1743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83%, 순이익은 95% 각각 늘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7383억 원을 거뒀다. 올해 4분기에 225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최대 영업이익 경신을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 DL이앤씨

DL이앤씨가 12월 초 현재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5965억 원을 확보하며 2016년 세웠던 3조3448억 원을 넘어 신기록을 세웠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6555억 원을 거두며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4분기 들어 벌써 6곳의 사업장에서 2조9610억 원을 추가 수주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12월에도 부산 반여3구역 재개축사업(예상 공사비 2900억 원)을 따내 4조9천억 원에 이르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지난 11월11일 반여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에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을 결정하고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조합은 12월11일 총회를 열고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2023년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지난 9월9월 경기 서원마을 현대홈타운(공사비 2205억 원) 1건 수주에 그쳤다.

DL이앤씨는 그동안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전략을 펼쳐 주로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에 집중해 왔다.

앞으로 리모델링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부터는 리모델링사업에도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DL이앤씨는 저비용고효율 노후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개발 및 실증 등 국책과제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한 구조보강 방안 개발 등의 자체과제를 수행해 왔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새 사장에 이한준 건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선임됐다.

이한준 사장은 취임사에서 △270만 호 주택공급 목표 달성 등 토지주택공사 역할의 성공적 수행 △재무건전성 제고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 △미래 주거환경 변화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토지주택공사 구축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2023년 본격 추위 시작된다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

특히 층간소음 문제 해소 등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커뮤니티 공간 확충 등 주거서비스 제고를 통해 임대주택 입주민을 향한 사회적 차별을 예방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한준 신임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설계에 참여한 핵심 인물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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