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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30년 파운드리 2위 목표, 삼성 TSMC의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1-07 11: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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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30년 파운드리 2위 목표, 삼성 TSMC의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 인텔이 2030년까지 세계 파운드리 2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텔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를 기회로 삼아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상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인텔은 아시아가 아닌 미국과 유럽 등 지역에서 반도체공장을 대규모로 운영한다는 장점을 살려 대형 고객사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

7일 일본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인텔이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파운드리 중심의 사업체질 전환이 세계 반도체시장 판도를 바꿔낼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TSMC가 2분기 기준 약 53%, 삼성전자가 17%의 점유율로 과점하고 있는 파운드리시장에 인텔이 중요한 경쟁사 가운데 하나로 진입하게 됐기 때문이다.

랜디르 타쿠르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사장은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세계 2위 파운드리업체로 도약하겠다”며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파운드리사업에서 내놓은 목표는 삼성전자가 2019년에 내놓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 목표와 비슷한 맥락에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모두 171조 원을 투자해 TSMC와 인텔 등 상위기업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TSMC가 삼성전자에 맞서 시스템반도체 생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해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기 시작했고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은 갈수록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있다.

인텔이 2030년까지 2위 파운드리업체 도약을 선언한 것은 이보다 다소 현실성 있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 년 안에 TSMC의 점유율을 뛰어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삼성전자는 충분히 제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현재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와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에 모두 435억 달러의 반도체공장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는 약 340억 달러의 투자가 진행된다.

인텔이 올해 초 사들인 이스라엘 파운드리업체 타워세미컨덕터 인수가격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 금액은 이미 116조 원이 넘는다. 2030년까지 이뤄질 투자 금액이 삼성전자를 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닛케이아시아는 “전문가들은 인텔의 대규모 투자가 파운드리 주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라고 보고 있다”며 “합리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기관 CCS인사이츠도 인텔이 파운드리시장에서 살아남을 길은 사업 규모를 키우는 일뿐이라며 대규모 투자에 이어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인텔 2030년 파운드리 2위 목표, 삼성 TSMC의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반도체 생산공장.
TSMC가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굳건한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는 애플과 엔비디아, AMD, 퀄컴 등 대형 고객사의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게 꼽힌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이유도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물량이 다소 안정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결국 반도체 성능 경쟁에 민감한 대형 고객사의 주문 확보에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 기술력을 키우고 안정적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세계 최초로 3나노 미세공정 상용화에 성공하고 충분한 생산 수율 확보에 힘쓰는 등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텔도 이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첨단 미세공정 기술력을 확보하고 선제적 생산투자를 통해 반도체 물량 공급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텔은 TSMC 및 삼성전자와 비교해 강력한 이점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고객사 수주 경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받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 세계 반도체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대만 등 아시아의 주변 국가를 향한 압박을 더하고 있기 떼문이다.

특히 대만과 중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을 사실상 모두 운영하고 있는 TSMC는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가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도 첨단 파운드리공장을 거의 모두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이 예기치 못한 사태로 위탁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고려해 파운드리공장을 모두 미국과 유럽, 중동에서 운영하게 되는 인텔을 선호하게 될 이유도 충분하다.

닛케이아시아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반도체 고객사들이 지정학적으로 안정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수요가 강력해지고 있다”며 “최근 세계 정세 변화는 인텔이 기다리고 있던 기회를 안겨주고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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