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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4나노 반도체 예고에 TSMC 맞대응, 1나노 생산투자 추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1-01 15: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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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4나노 반도체 예고에 TSMC 맞대응, 1나노 생산투자 추진
▲ 대만 TSMC가 삼성전자에 맞서 1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생산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대만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와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발표한 지 1개월 만에 대만 TSMC가 이미 1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대만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상반기에 3나노 반도체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삼성전자가 속도전에서 앞서 나가자 위기감을 느낀 TSMC가 다급하게 추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CNA와 타이페이타임스 등 대만언론 보도에 따르면 TSMC는 1나노 반도체 양산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가 대만 타오위안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단지에 1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관련해 대답한 것이다.

대만 공상시보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1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이미 해당 지역에 생산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타이페이타임스를 통해 “대만에 꾸준히 첨단 기술 투자를 기속하겠다”며 공상시보에서 언급된 1나노 반도체 생산투자 계획도 검토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 내용을 인정하면서 1나노 반도체 개발과 양산 계획을 사실상 공식화한 셈이다.

현재 TSMC는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2나노 반도체는 2025년부터 양산이 예정되어 있다.

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1나노 반도체 개발과 생산체계 구축을 마무리하는 시기는 일러도 2020년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TSMC가 1나노 반도체 개발과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현지시각으로 10월3일 파운드리포럼 행사를 열고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TSMC와 인텔을 포함한 주요 파운드리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1.8나노 미만 나노공정 기술이 적용되는 반도체 생산 목표를 내놓으면서 기술 리더십에 자신감을 보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TSMC를 제치고 반도체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첨단 공정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장기간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던 TSMC에게 삼성전자의 이런 성과는 자신감에 큰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TSMC가 삼성전자의 발표 뒤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더 앞선 1나노 반도체공정 도입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은 결국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1.4나노 반도체 예고에 TSMC 맞대응, 1나노 생산투자 추진
▲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글로벌 주요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성장으로 TSMC의 기술 우위에 의문을 내놓게 되는 일도 장기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던 TSMC에게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결국 TSMC가 아직 확실한 개발과 양산 계획을 내놓기 어려운 1나노 공정 계획을 무리하게 꺼내든 점은 오히려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를 증명하는 행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타오위안 시청은 이미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TSMC의 1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환영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TSMC가 대만에 1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적 압력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할 수도 있다.

그동안 TSMC는 중국이 대만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시도해도 반도체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 왔는데 중장기 투자 계획 수립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TSMC는 연말까지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체계를 구축해 삼성전자를 추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5년에는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파운드리기업이 모두 2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도입 계획을 잡아두고 있는 만큼 가장 치열한 속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제는 삼성전자와 TSMC가 2나노 미만의 차세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경쟁에 앞장서면서 장기전을 예고한 만큼 이들의 대결이 파운드리시장 판도에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0월 파운드리포럼에서 첨단 공정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받기 전에 TSMC와 같이 선제적으로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겠다고 선언하며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TSMC도 앞으로 삼성전자에 맞서 차세대 미세공정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생산라인 확충 등 공세를 강화하며 갈수록 격화되는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 대응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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