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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안정펀드 14년 만에 투입되나, V자 반등 어려워도 패닉 진정엔 효과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2-09-29 1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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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증안펀드가 주식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과거사례를 살펴보고 지금 상황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증시안정펀드 14년 만에 투입되나, V자 반등 어려워도 패닉 진정엔 효과
▲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8일 장 마감 뒤 금융시장 합동점검 회의를 열고 증안펀드 재가동 준비에 착수했다.

29일 증권가에서는 증안펀드가 집행되더라도 국내 증시가 당장 가파르게 반등하기는 어렵겠지만 급락세를 어느 정도 안정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안펀드 집행 기간에 실제로 증시는 반등 혹은 저점을 형성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증안펀드 재가동을 논의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다”며 “과거에도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위축된 심리를 되돌릴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고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안펀드 출범 당시 주식시장도 V자 반등을 연출했던 경험이 있지만 반동의 동력은 증안펀드 뿐 아니라 대규모 재정 및 통화완화정책 영향이 컸다”며 “이번 증안펀드 가동으로 반등세가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최소한 지수 하단을 지지하거나 하락을 완충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장 마감 뒤 금융시장 합동점검 회의를 열고 증안펀드 재가동 준비에 착수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앞서 7월에도 취임과 동시에 증안펀드를 두고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증안펀드도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7월 당시 “증안펀드는 시장 상황이 향후 아주 안 좋아진다면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지금이 증안펀드를 투입할 만한 시기로 여겨진 것으로 파악된다.

증안펀드는 1990년 5월 증시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증권시장안정기금(증안기금)'을 모태로 한다. 

첫 등장한 증안기금은 깡통계좌(신용거래로 매수한 주식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계좌)의 급증으로 인한 증시 폭락기에 주식을 사들이고 과열기에는 보유주식을 팔아 이름 그대로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증권사, 은행, 보험사, 상장사 등 600여 곳이 공동출자해 조성한 기금규모는 4조8500억 원에 이르렀다. 

증안기금은 코스피지수가 900대 위로 올라서자 모든 업무를 종료하고 1996년 8월 해산했다. 

이후 증안기금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증안펀드가 조성됐다. 기금이라는 용어가 정부의 기금을 떠올리게 하며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편드로 이름을 바꿨다.

증안펀드는 2003년 1월 신용카드 부실사태,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3월 코로나19 금융위기 당시 3차례에 걸쳐 조성됐다. 증안펀드는 증안기금에 이어 얼어붙은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해 증시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무너지자 시장 안정화를 위해 10조7천억 원이라는 역대급 규모의 증안펀드가 만들어졌다. 다만 조성 후 코스피가 반등해 실제로 집행되지는 않았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증안펀드를 시장에 투입한다면 2008년 이후 14년 만에 펀드가 실제로 사용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증시가 급락세를 타자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부각되며 ‘패닉 셀링’ 장세의 우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긴급회의를 열고 증안펀드에 대한 논의를 추진한 28일에는 국내 증시 상장사 중 절반에 가까운 1103개의 기업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코스피지수도 2년 2개월여 만에 2200선을 하회했다.

앞서 투입된 증안펀드를 살펴보면 증시 급락세를 저지하거나 반등세로 돌려놓는 역할을 분명히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증안펀드는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사태 당시 4천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1년 만에 회복됐다. 

2차 증안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5150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 주가는 2009년 초 반등세로 돌아섰다. 

실제 가동되지는 않았지만 3차 증안펀드가 조성됐던 2020년 3월24일에는 증시개선 기대감에 코스피지수가 전날대비 8.6% 올랐고 다음 날인 25일에도 5.89% 상승하기도 했다. 정희경 기자
 
증시안정펀드 14년 만에 투입되나, V자 반등 어려워도 패닉 진정엔 효과
▲ 앞서 투입된 증안펀드는 증시 급락세를 저지하거나 반등세로 돌려놓는 역할을 수행했다. 사진은 과거 증권시장 안정펀드 시기별 그래프. <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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