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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과 포스트코로나에도 날지 못하는 항공주, 변수는 '환율'

김서아 기자 seoa@businesspost.co.kr 2022-09-15 15: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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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포스트코로나의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됐던 리오프닝(경기재개)주는 단연 항공주였다.

국제유가가 등락을 반복하긴 했지만 이제는 확실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선·국제선 여객 수도 늘어나고 있다. 입국 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 폐지 등 방역조치도 완화됐다.
 
유가 하락과 포스트코로나에도 날지 못하는 항공주, 변수는 '환율'
▲ 리오프닝(경기재개) 기대를 받았던 항공주 주가가 높은 원/달러 환율에 힘을 못 쓰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 여객기 이미지.

항공주 주가가 날아오를 일만 남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바로 고공 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환율 민감주’인 항공주들의 손실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으로 원화 강세 재료는 부재한 상황으로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연말까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연내 환율 상단 전망치를 1450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발표되자 인플레이션 장기화 및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 우려에 뉴욕증시가 추락한 바 있다.

14일 국내 증시도 그 영향에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1390원을 넘겨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환율 민감도가 항공사들의 문제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항공기리스부채의 대부분이 외화부채며 연료유류비 지급도 외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단, 영업외단 모두에 있어 환율 상승은 악재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상승이 이제 막 물꼬를 텄다고 표현할 수 있는 여객 수요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리오프닝 기대감에 한때 주가가 상승했던 항공주는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종가가 가장 높았던 4월6일(3만2200원)부터 9월15일(2만5700원)까지 20.19% 하락했다. 

아시아나 주가는 4월5일(2만3100원)부터 9월15일(1만4350원)까지 37.88%, 제주항공 주가는 4월14일(2만4900원)부터 9월15일(1만5550원)까지 37.55% 각각 떨어졌다. 진에어 주가도 4월4일(2만1천 원)부터 9월15일(1만8200원)까지 13.33% 내렸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국내외 여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국제유가가 하락 국면이라는 점은 항공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9월3일 0시부터 해외 입국자의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를 폐지했고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 나라의 여행 규제도 완화되기 시작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끝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봤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8월 전국 공항의 국내선·국제선 여객 수는 535만 명이다. 6월 465만 명, 7월 505만 명 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 국제선 여객수송의 본격적 회복이 시작됐다"며 "9월부터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가 폐지되며 해외여행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국토부는 올해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시키겠다고 발표했는데 목표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급등한 국제유가도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1년 사이 종가 기준으로 가장 높았던 3월8일 배럴당 123.70달러에서 9월14일 배럴당 88.48달러까지 떨어졌다.

영국 런던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종가 기준 가장 높았던 3월8일 배럴당 127.98달러에서 9월14일 배럴당 94.10달러로 하락했다.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도 점차 인하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8월 2만2천원, 9월 1만8700원, 10월 1만5400원으로 점차 내려잡고 있다.

대한항공의 뉴욕행 편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8월 32만5천 원에서 9월 24만9200원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도 8월 27만4700원에서 9월 19만8900원으로 하락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8월 2만2천 원, 9월 1만8700원, 10월 1만6500원으로 낮아졌다.

8월과 9월 후쿠오카 편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35달러에서 26달러로, 진에어는 31달러에서 22달러로 각각 하락했다.

항공사들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항공유의 1개월(전월 16일~이달 15일) 평균가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국내 항공사들의 10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번 주 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는 오는 20~2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 결정에 올해 하반기 항공주 주가 흐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1.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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