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성인식서비스 ‘시리’의 인공지능기술과 플랫폼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이 대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전기차사업에서 시리가 강력한 차별화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4일 “애플이 시리를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한 것은 자동차업계에도 중요한 의미”라며 “인포테인먼트시장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2016을 개최하고 그동안 애플 자체 서비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외부 개발자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리는 애플의 모바일기기 외에도 자체개발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카플레이’에 탑재돼 사용자들이 자동차에서 음성 명령으로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게 했다.

카플레이는 현재 벤츠와 BMW, 현대차, 기아차 등에서 출시되는 세계 100종 이상의 자동차에 탑재된다. 카플레이를 탑재하는 세계 자동차업체들의 모델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포천은 애플이 시리를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하며 자동차업체들이 시리를 통해 자동차의 온도조절장치와 라디오 등 물리적 장치를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운전자들이 운전중에 손을 사용하거나 시선을 돌리지 않고 음성만으로 에어컨 등을 동작할 수 있다면 편의성도 크게 높일 수 있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애플은 이번에 공개한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10’에서 이미지를 분석해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능과 사용자에게 지도 위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해 탑재했다.

이미지 인식기능과 맞춤형 지도검색 기능은 모두 신산업인 자율주행차분야에서 필수적으로 꼽히는 기술이다.

애플이 시리로 동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스마트폰에 이어 사물인터넷과 콘텐츠 재생기기, 자동차분야까지 확대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향후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애플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전기차 시장진출을 준비하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꼽힌다. 애플은 전기차 개발과 관련된 인력도 대규모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존 자동차업체나 전기차 개발을 일찍 공식화한 구글에 비해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서게 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리의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과 인공지능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자율주행과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 아이폰 역시 세계 휴대폰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출시됐지만 운영체제와 콘텐츠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해 큰 성공을 이뤄낸 점에 비춰 애플의 전기차 진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시리는 완전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성장해 다양한 사업분야로 확대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애플은 전기차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여력과 인력, 시장의 신뢰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