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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데이터 사고파는 시대 온다, 제약바이오업계 NFT 도입 활발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09-06 12: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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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데이터 사고파는 시대 온다, 제약바이오업계 NFT 도입 활발
▲ 제약바이오업계가 유전자를 비롯한 개인 건강정보를 NFT로 거래하는 등 다양한 NFT 활용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내 유전자 지도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만들어 경매에 내놓겠다.”

미국 유전자 분석기업 네뷸러지노믹스의 창업자인 조지 처치 하버드 의대 교수가 한 말이다. 

‘유전자 NFT’를 사고판다는 발상은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논의되는 NFT 활용방안의 일부다. 여러 기업이 NFT의 투명성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수익화하고 안전한 유통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중이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NFT는 진위 확인이 쉽고 거래내역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관리가 필수인 개인 건강정보를 거래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전자 지도의 NFT화를 추진하고 있는 유전자 분석기업 네뷸러지노믹스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데이터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서비스를 이용하면 체질, 유전병 가능성 등을 파악해 보다 세밀한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이런 유전자 정보는 질병과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신약개발업체들에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처치 교수가 자신의 유전자 NFT를 경매에 부치겠다고 나선 것은 네뷸러지노믹스 고객과 제약바이오기업의 ‘유전자 거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네뷸러지노믹스는 현재 1만5천 명이 넘는 고객에게 직접 유전자 정보를 관리하고 사용 내역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앞으로 유전자 NFT사업이 본격화하면 고객들이 거래소를 통해 직접 NFT를 거래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를 NFT화하겠다는 것은 네뷸러지노믹스만의 발상이 아니다. 

국내를 보면 클리노믹스는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업로드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특성에 맞는 NFT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이미지는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인간과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미생물)의 유전자를 NFT화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약개발에 유전자 NFT를 활용하는 한편 이를 제공한 개인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유전자에 국한되지 않은 전체적 건강 데이터도 당연히 NFT 활용의 대상이다. 특히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기 어려웠던 임상 분야에서 NFT 도입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덜란드 블록체인업체 아이메디스는 제약사나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개인과 건강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NFT 플랫폼을 운영하는 중이다. 

개인은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로 아이메디스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가상화폐를 받을 수 있다. 아이메디스는 또 가상화폐 이외에 일반 화폐로도 대가를 지불하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포브스는 “NFT는 데이터를 특정 개인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해줄 뿐 아니라 소유권을 보장한다”며 “환자는 NFT를 활용해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추적할 수 있고 부가 소득도 얻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헌혈이나 의약품 유통 측면에서도 NFT 도입을 통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혈액을 가장 필요한 곳에 전달하거나 의약품 위·변조를 방지하는 데 NFT가 유용하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NFT는 비교적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술인 만큼 회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미국 루스터바이오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이니셔티브 ‘클럽 리젠메드’를 만들고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제한된 수량의 NFT를 지급해 가상회의 참석 권한, 사은품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 등 회원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광동제약과 경남제약은 각각의 특색에 맞는 NFT를 발행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반려견 영양제 브랜드 ‘견옥고’를 모티브로 한 NFT를 내놨다. 경남제약은 비타민 제제 ‘레모나’ 등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NFT를 지급하는 플랫폼 ‘노머니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이런 NFT 활용 시도가 NFT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NFT 거래대금은 2021년 2분기 13억 달러에서 2021년 3분기 107억 달러로 급증했으나 이후 2021년 4분기 116억 달러, 2022년 1분기 120억 달러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7월 ‘NFT 최근 산업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전 산업에서 수많은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NFT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신산업뿐 아니라 기존 산업과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NFT 자체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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