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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스가격 급등하면 국내 가스주 혜택본다? 가스수급 구조 따져봐야

김서아 기자 seoa@businesspost.co.kr 2022-08-24 15: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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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가 8월 말부터 유럽을 향한 가스 공급을 또 중단한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에너지 대란 우려에 가스가격 급등을 점치고 국내 가스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국내 가스 관련주들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 가스가격 급등하면 국내 가스주 혜택본다? 가스수급 구조 따져봐야
▲ 최근 유럽의 에너지 대란에 국내 가스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했으나 업계에서는 유럽의 가스 가격 상승이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예상했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본사.

여기에 최근에는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재고량이 부족하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일각에서는 국내에서도 에너지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24일 한국가스공사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가스수급은 유럽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건 아니다”며 “가스 비축량도 다 채워놓은 상태여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측은 “하절기와 동절기에 각각 필요한 양이 있다”며 “지금 비축량도 다 채워놓은 상태고 (비축량이 부족하다는) 기사가 나가는 그 순간에도 계속 재고는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LNG의 국내 도입은 한국가스공사가 담당한다. 

유럽의 천연가스의 주 수입원이 러시아인 것과 달리 한국가스공사는 카타르,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서 LNG를 매입해 온다.

이달 초 일부 언론에서 한국가스공사의 LNG 비축량이 총 저장용의 30%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한국가스공사 측은 “지금 시기에는 지금에 맞는 재고량을 맞추는 게 맞다”며 “처음 보도가 나갈 때 겨울에 필요한 양을 지금 기준으로 접근을 했는데 그것은 잘못된 정보”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계속 재고를 확보하며 시기별 적절한 재고량을 현재 문제없이 맞춰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처럼 해외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다른 국내 가스기업들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과 유럽의 가스가격 급등이 있다고 해도 당장의 실적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주가가 크게 뛴 지에스이, 대성에너지 등도 내수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도시가스 기업들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가스를 매입해 각 지역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에스이와 대성에너지는 가스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98~99%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 내수시장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현지시각으로 22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동북아시아의 LNG 가격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은 해외 LNG 사업에서의 장기 계약과 지분 보유로 인해 안정적이고 저렴한 LNG 공급 소스를 보유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계약상 한국의 LNG 가격은 유럽의 가스 가격보다는 글로벌 유가와 미국 가스 가격에 연동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정부의 가격 결정 재량권 행사, LNG 저장 상황, 대체 에너지 사용 등 가스관련 정책 대응이 이어지면서 겨울철 LNG 가격 변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은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증권업계의 분석도 이와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오일 쇼크와 같은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럽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될 경우에도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국가스공사가 매입하는 LNG 가격이 올해 초보다 약 90% 상승하기는 했으나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률(250%)과 비교하면 그리 높지 않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은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점도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독일에서 에너지원 가운데 천연가스가 26.4% 비중인 반면 국내 전체 에너지 수요 중 천연가스 비중은 19.6%에 그친다”며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만큼 급등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23일 4만4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6.16%(2600원) 상승 마감했다. 24일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과 동일한 4만4800원에 거래를 끝냈다.

23일 지에스이 주가는 22일 종가보다 14.14%(860원) 오른 6940원에 거래를 끝냈으나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4일 지에스이 주가는 전날보다 5.19%(360원) 낮은 6580원에 거래를 끝냈다.

대성에너지 주가도 23일은 전 거래일보다 4.73%(700원) 상승 마감했으나 24일에는 전날 대비 5.81%(900원) 떨어진 1만4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유럽의 가스가격 급등이 국내 가스회사들의 매출상승과 가스주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가스주를 무작정 사들이는 것은 부정확한 근거와 판단에 따른 매입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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