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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중국 풍력기업 글로벌로, 씨에스윈드 위협인가 기회인가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07-1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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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중국의 풍력발전기 제조업체들은 서방 업체들을 대체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재생에너지 분석 컨설팅업체 인텔스토의 창립자 필립 토타로의 말이다. 

중국의 풍력설비 기업들은 주로 중국 시장에서 영업을 해왔고 해외진출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중국 기업들이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얼마 전 이탈리아 도시 타란토에서 해상풍력단지 벨레오리코(Beleolico)가 완공됐다. 그런데 여기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한 곳은 중국의 밍양그룹이다.

벨레오리코는 지중해 최초의 해상풍력단지이자 중국 기업이 최초로 유럽시장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한 사례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밍양그룹 측은 “벨레오리코를 완공함으로써 중국의 고도 제조산업 능력을 입증했다”고 성과를 과시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기업들의 강점으로는 저렴한 생산비용, 풍력설비에 필요한 원자재 조달 능력이 꼽힌다. 이런 강점은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또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 국면을 버티는 데도 서방의 경쟁기업들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고전하는 서방 풍력발전기 업체들로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국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넓히려는 중국 기업들의 행보가 적잖은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럼 국내 대표 풍력설비 기업 씨에스윈드에게 중국 기업의 영토확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씨에스윈드는 중국 기업과의 직접적 경쟁 전선에서는 빗겨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로 바뀌는 것은 완성품격인 풍력발전기 기업들 사이 경쟁이다. 풍력타워 부문에서 당장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게다가 씨에스윈드는 중국 기업에도 풍력타워를 납품한 이력이 있다. 작년 씨에스윈드의 수주 공시들을 보면 중국 풍력발전기 업체인 골드윈드에 수백억 원대 공급을 수 차례 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골드윈드는 밍양그룹과 함께 대표적 중국 풍력발전기 업체다.

어쩌면 중국 기업의 유럽시장 확대는 씨에스윈드의 일감이 더 늘어나는 요인일 수 있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이 중국산 풍력타워에 반덤핑 관세를 최종 확정한 것도 씨에스윈드가 한숨 돌릴 수 있는 이유다. 유럽연합의 결정으로 중국산 풍력타워의 유럽 공급은 적어도 5년은 차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씨에스윈드가 포르투갈과 터키에 생산능력을 키운 노력이 더 성과를 내게 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태양광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에 한국 기업들이 밀려났던 점을 떠올리면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 중국 기업들은 어느 산업을 막론하고 저가공세를 펼치며 몸집을 키운 뒤 기술력에서도 따라잡으며 산업 주도권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중국 태양광산업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태계를 모두 장악했다. 풍력설비 산업이 꼭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래에는 풍력타워를 비롯한 풍력 생태계가 중국 기업에 넘어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씨에스윈드가 갈 길은 결국 초격차 유지로 시장 지위를 지키는 것이다. 해상풍력 분야는 씨에스윈드가 1등 기업으로서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핵심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은 욱상풍력과 달리 입지에 제약이 없고 대형화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바람의 질도 더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평평한 땅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것보다는 기술 난도와 설치비용이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만큼 진입장벽도 더 높고 경제성이 확보됐을 때 성장 잠재력도 더 크다.

씨에스윈드는 해상풍력설비의 대형화, 중량화 특성을 고려해 미국과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마련하며 시장 개화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상풍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계 1위 풍력발전기 업체 베스타스와 국내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맺었다.

씨에스윈드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해상풍력발전에는 해저면에서 풍력타워, 너셀, 블레이드를 해수로부터 보호하고 지지하는 하부구조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바람뿐 아니라 파도, 조류를 고려해야 함은 물론 빙산, 선박 등과의 충돌 가능성, 해조류나 염분, 해저 지질조건 등도 따져봐야 하는 핵심 부품이다.

씨에스윈드 측은 사업보고서에서 “유럽시장에서 2024년부터 해상풍력 대구경 하부구조물의 수요가 공급의 5배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며 글로벌 고객사에서 씨에스윈드의 하부구조물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희망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씨에스윈드는 2016년에 해상풍력설비의 하나인 트랜지션피스 사업을 진행하다 손실을 보고 철수한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이 흘렀고 노하우와 기술이 더 축적된 만큼 이번에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쓸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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