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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2분기도 호실적 유력, '이자놀이' 시선에 웃을 수만은 없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7-05 16: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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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2분기도 호실적 유력, '이자놀이' 시선에 웃을 수만은 없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세 번째)이 5월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추 부총리,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모두 호실적이 기대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은행의 이자수익 증대를 바라보는 여론이 곱지 않은 가운데 4대 금융지주가 2분기에 또 다시 실적확대나 최대실적 경신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 축소를 향한 금융당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이자수익 확대로 2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2분기에 4조4천억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분기보다 5%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9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던 지난해 상반기 8조1천억 원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증가는 2분기에도 역시 각 은행의 예대마진 확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의 5월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국내 시중은행의 잔액기준 예대금리 차이는 2.37%를 보였다. 4월보다 2bp(1bp=0.01%포인트), 지난해 말보다 16bp, 1년 전보다 25bp 증가했다.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 차이는 조금 줄었지만 은행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잔액기준 예대금리 차이는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1년 전보다 15%가량 늘어났을 것”이라며 “최근 은행의 순이자마진 상승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것으로 1분기 16% 증가에 이어 또 다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보통 수익성 개선에 따른 실적 확대는 일반적으로는 금융지주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4대 금융지주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은행이 이자놀이를 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더욱 거세지면서 예대마진을 향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4대 금융지주 은행들은 대출이자를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납작 엎드리고 있다.

이날 하나은행은 11일부터 실행되는 연 7% 이상의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 및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각각 최대 1%포인트의 금리를 감면해준다고 밝혔다.

전날 신한은행은 연 5%가 넘는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앞으로 1년 동안 연 5%로 일괄 깎아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확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는 빠르게 커졌고 예대마진 문제는 지난 3월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공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따라 시중은행은 그동안 예금금리 인상, 대출금리 인하 등 나름의 조치를 부지런히 취했는데 그럼에도 2분기 이자이익 확대로 또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낸다면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2분기 실적발표 때는 윤석열정부 출범 전 정권 교체기였던 1분기 실적발표 때와 다른 분위기일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월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예대금리 축소를 요청했는데 이후 '관치금융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헌법을 근거로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예대금리 축소를 향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금리 상승기에 나타날 비은행 금융사의 자본 확충과 충당금 확대도 금융지주들이 살펴봐야할 대목이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은 정책공조 방안을 논의하며 국내외 금리 상승기 거시경제 위험요인들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소상공인과 청년층 등 취약차주의 부채와 금융사 건전성 등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금리인상은 보험사, 카드사, 캐피탈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6월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사 가운데 증권사와 보험사, 여신전문회사(카드사, 캐피털사 등)는 시장리스크와 유동성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는 신용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비은행 금융사들은 그동안 국내외 위험자산투자와 취약부문에 대한 신용공급을 확대해 온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예상 외로 클 수 있다”며 “비은행 금융사의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져 감독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금융사에 대한 건전성 강화 정책은 부실에 대비한 자본 확충과 충당금 확대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데 자본을 늘리거나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금융지주는 그만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융지주의 실적발표는 금융그룹 사이의 경쟁이나 최고경영진의 입지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현재 국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한 1,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벌이는 3위 다툼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금융지주의 실적과 순위경쟁은 주가 등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최고경영진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임기가 내년 3월 끝나 올해 성과가 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실적은 나와봐야 안다”며 “금리상승기 차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대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다른 산업과 달리 좋은 실적을 내면 칭찬 대신 비난을 받아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예대마진 논란이 일지 않는 비은행사업을 키우기 위해 계속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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