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4주년을 맞았다.
구광모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그룹의 체질을 바꾸고 전기차 배터리와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분야도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시대를 맞아 전환점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123조 원이었던 LG그룹의 자산총액은 올해 5월 기준으로 167조 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에 힘입은 것으로 구 회장 취임 뒤 진행된 사업구조 재편의 결과물이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모바일 사업을 정리한데 이어 올해에는 태양광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미래 성장잠재력이 있는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구광모 회장의 추진력이 가장 돋보이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용량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선도적 위치를 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세계 톱티어에 해당하는 지위를 확보한 것에 그치지 않고 2024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하반기까지 성장잠재력이 높은 북미 시장에서만 약 20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도
구광모 회장의 성과로 꼽힌다.
대형 올레드 패널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더라도 초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구 회장은 적자를 감내하면서 끈기 있게 밀어붙였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형 올레드 패널 판매량 급증에 힘받아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뒀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9조8780억 원, 영업이익 2조2310억 원을 봤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대형 올레드 패널을 800만 대 가까이 판매하면서 2020년보다 70%가량 판매량을 키웠다. 이에 따라 글로벌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도 2021년 4분기부터 1위를 탈환한 뒤 올해 1분기까지 선두자리를 수성했다.
올레드 패널 시장의 전망도 밝기 때문에 구 회장은 올레드 사업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TV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수요는 올해 970만㎡로 지난해보다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레드 TV 판매량 기준 약 800만 대 규모로 추산된다.
올레드 패널 시장규모는 2026년에는 1444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64억 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이처럼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올레드 패널을 다져놓은 만큼 앞으로 경영활동의 중심에는 ‘자동차 전장’을 중심축으로 둬 이른바 ‘미래사업 삼각축’을 완성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LG그룹의 전장사업은 과감한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으로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뒤 이어진 일련의 인수합병을 바탕으로 LG그룹 전장사업은 LG전자의 VS사업부, LG전자와 마그나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 3각 체제를 갖췄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단순히 LG전자의 VS사업부만 책임지고 있는 분야가 아니라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LG그룹 계열사들의 기술력을 총동원하는 응집체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이끄는 전장사업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LG이노텍의 센서 및 카메라 모듈, LG유플러스의 통신기술 등 핵심적 기술역량이 접목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하이테크 기술 간 접목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톱티어 업체로서 LG전자가 이끌고 있는 LG그룹의 전장사업의 사업가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