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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가 사라진다, 디지털 소외계층 서비스 개발하거나 교육하거나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2-06-17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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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가 사라진다, 디지털 소외계층 서비스 개발하거나 교육하거나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에서 네번 째)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우체국 업무위탁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주재하고 ‘은행권 오프라인 금융 접근성 제고방안’을 발표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호형 은행연합회 전무이사. <금융위원회>
[비즈니스포스트] "(시골에서)읍내에 계시지 않은 분들이 밭일을 하다가 3시간 동안 버스를 타서 읍내를 갑니다. 은행에 가서 200만 원, 300만 원을 이체하려고 그런거지요. 그리고 다시 3시간 버스를 타고 돌아와서 주무십니다. 하루 전체가 300만 원을 이체하는 날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부모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앱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그냥 손 안에서 바로 할 수 있었던 일인데 그 고생을 하시게 합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가 최근 진행한 스타트업 관계자 대상 강연에서 설명한 사례다.

금융의 비대면화에 따라 은행권의 점포폐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령층 등 일부 계층의 금용소외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는데 최근 금융권에서도 적극적 움직임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회사의 노력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비대면 금융환경에 익숙지 않은 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거나 전용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토스는 비대면 금융에 익숙지 않은 14세 미만의 어린 아이들과 49세 이상의 시니어인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틴즈'와 '시니어 사일로' 팀을 구성해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소규모 유저를 대상으로 동의를 구한 뒤 참여자들에게 통상적인 토스앱과 전혀 다른 구조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반응을 점검하고 있다.

이승건 대표는 스타트업 강연에서 토스의 사례를 들며 "시니어 인구가 원하는 것은 편의성보다는 연금저축, 노후, 그리고 자녀들의 노후를 어떻게 챙길지에 대한 부분이었다"며 "이에 더해 건강관리 서비스 등 시니어 인구들이 훨씬 더 원하는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간편송금으로 회사를 시작한 토스는 당초부터 오프라인 형태의 점포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와 같은 디지털 방식을 활용하되 다른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디지털 금융의 소외계층이 충분히 소화해서 쓸 수 있는 전혀 다른 디지털 금융을 만들고 제공하는 방식이다.

전통금융권 역시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앱 접근성을 높이고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펴고 있다.

16일 신한은행은 서울디지털재단과 고령층 고객의 디지털 적응력 및 금융접근성 강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고령층의 디지털 적응력 및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교육활동 추진 △디지털 포용 문화 확산을 위한 사업 및 서비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 기획 등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들이 노력하고 있는 또다른 방향에는 대안점포의 확대를 통해 고객과 줄어가는 오프라인 접점을 메꾸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4분기부터 전국 2482개 우체국 지점에서 입출금, 계좌조회 등 은행 단순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우체국 업무위탁 계약에 참여했다.

기존에는 우체국에서 씨티·산업·기업·전북은행에 대한 업무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8개 은행에 대한 업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은행권은 우체국에서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 은행의 영업점 축소로 금융소외가 심화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고령층 등이 우체국에서 업무를 보는 것에 익숙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각 은행들은 고령층을 돕기 위한 개별적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7월부터 고령인구가 많은 서울 5개 자치구의 어르신 복지센터를 방문하는 이동형 점포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기로 했다.

라운지에서 전담직원은 현금·수표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해당 서비스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디지털 라운지 디지털데스크 창구 운영시간을 평일 저녁과 토요일로 늘리면서 디지털데스크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 등을 위해 점포별로 60세 이상의 '시니어 전담 컨시어지'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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