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은 자타기 공인하는 국내 최대 로펌이다. 사법연수원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 1순위도 김앤장이다.

비단 예비 법조인들만 김앤장을 선호하는 게 아니다. 청와대의 ‘김앤장 사랑’도 유명하다.

◆ 김앤장, 장•차관 출신 고문 수두룩

26일 청와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신임 법무비서관(차관급)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최철환 변호사가 임명됐다.  최 비서관은 대구경북(TK) 출신이다. 전임 곽병훈 법무비서관도 김앤장 출신이었다.

김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만 5명의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의 박정규 민정수석 시절부터 따지면 연이은 세 정부에서 8명의 김앤장 변호사 청와대 민정 라인에 임명됐다.

‘청와대가 김앤장 출장소냐’라는 말까지 등장한 배경이다.

김영삼 정부 때와 김대중 정부 때 민정수석실 비서관 42명 중에는 김앤장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노무현 정부 이후 전체 민정수석실 비서관 중 김앤장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 때 8.3%였다가 이명박 정부 때 16.6%로 올랐고 현 박근혜 정부는 27.7%에 이른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권부 안의 권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공직 기강, 인사 검증과 관련해 민감한 정보를 다루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김앤장 출신들은 정부 요직에 들어갔다가 임기가 끝나면 다시 김앤장에 복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청와대뿐 아니라 장•차관 출신 중에도 퇴직 후 김앤장에 들어가 고문으로 활동하는 이도 한둘이 아니다.

김앤장이 정부 정책의 방향은 물론이고 고위 공직자 인선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청와대는 적임자를 찾다 보니 수준높은 법조인이 많은 김앤장 출신이 청와대에 많이 들어오게 됐을 뿐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앤장이 소속 변호사들의 ‘김앤장→청와대→김앤장’식 순환을 통해  ‘법률 권력’으로서 영향력을 키운다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김앤장 출신을 발탁하는 게 아니라 김앤장이 소속 변호사를 잠시 파견보냈다가 다시 재취업시키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김앤장의 주요 고객은 국내외 대기업들이다.

김앤장과 정부 요직들과 연계로 얻는 영향력이 대기업 이익을 위해 동원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대표적인 게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인데  옥시 측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앤장이 의뢰인인 옥시를 위해 무리한 법률조언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청와대의 김앤장 출신 변호사 등용과 관련해 한 법조계 인사는 “다양한 정보를 얻으려는 김앤장과 수준높은 법조인을 쓰고자 하는 청와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김앤장이 청와대에 변호사를 보내는 이유는 넓게는 나라 돌아가는 흐름을 읽어 기업이윤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며 “변호사 한명이 대형사건을 수임해 얻는 이득보다 청와대 근무를 통해 얻는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매출과 변호사 수에서 다른 로펌 압도

김영무 변호사와 장수길 변호사가 공동 설립한 김앤장은 1973년 서울 광화문 인근의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법률 고문 서비스 등을 시작으로 1979년 이재후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김앤장은 송무 분야로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했다.

김앤장의 공식 명칭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다.

매출에서 김앤장은 다른 상위권 로펌을 압도하고 있다.

김앤장의 지난해 매출은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으로 8900여억 원에 이른다.

다른 상위권 로펌인 태평양, 광장, 화우 등의 매출이 1천억~3천억 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4~7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변호사 수도 독보적이다. 2014년 기준 김앤장의 변호사 수는 670명으로 태평양(330명), 광장(324명)의 2배가 넘는다.

김앤장의 가장 큰 특징은 변호사마다 개별적으로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합동변호사 사무실의 형태이면서도 큰 건의 경우 팀을 이뤄 로펌의 형식으로 일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김앤장은 이른바 ‘쌍방대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쌍방대리는 원고와 피고를 동시에 대리하거나 인수.합병 과정에서 매수인과 매도인을 모두 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변호사법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앤장은 합동변호사 사무실이라는 점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