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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운수권 배제 더 길어지나, 통합항공사 탄생 기약없어 발만 동동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6-07 16: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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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진에어가 국제 항공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한 지 벌써 4년이 지나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추진에 따라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친 초대형 통합저비용항공사(LCC)의 탄생이 뒤따르는 만큼 진에어가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하는 기간이 더욱 길어질 공산이 크다. 
 
진에어 운수권 배제 더 길어지나, 통합항공사 탄생 기약없어 발만 동동
▲ 진에어 항공기. <진에어>

진에어가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2위라는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

7일 진에어 노조는 국토교통부에 운수권 배분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며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취지로 성명을 발표했다.

진에어 노조가 국제 항공 운수권 배분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것은 3개월 사이에 벌써 2번째다. 

진에어 노조는 앞서 4월20일에도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 결정에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한 회사의 노조가 국토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당시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진에어 노조의 이례적 행보는 국토부가 4월 진행한 국제 항공 운수권 배분에서 비롯됐다. 

국토부는 인천~몽골 노선 등 10개 노선의 운수권을 8개 국적항공사에 배분했다. 당시 진행된 운수권 배분은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진행된 운수권 배분인 데다 코로나19 엔데믹(방역체계 풍토병화)을 앞두고 진행된 만큼 항공사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단 한 개의 운수권도 배분받지 못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알짜 노선’으로 여겨지는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운수권을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배분받았고 새로운 저비용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도 운수권을 배분받은 것과 비교해 희비가 갈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이 회사들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하게 된다는 점에서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저비용항공사가 탄생하게 되면 항공사 3곳이 들고 있던 중복 노선의 운수권을 반납해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함께 한진칼의 자회사이며 에어서울,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결정되면 두 항공사의 계열회사 및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 3곳도 통합돼 초대형 저비용항공사로 재탄생한다. 

하지만 진에어 노조는 국토부가 이런 취지로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에 운수권을 배분하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 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합병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고 언제 합병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합병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며 “합병 승인이 나면 그 뒤에 중복 노선 운수권을 정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상황을 더욱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해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에 시간을 끌고 있다. 이 문제가 장기화하면 진에어가 앞으로 수 년 동안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사히 마무리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유럽연합이 2년2개월의 오랜 심사 끝에 불허하면서 합병은 물거품이 됐다. 

진에어는 통합을 앞두고 있는 저비용항공사 3곳 가운데서도 가장 속이 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가 가장 최근 배분받은 운수권은 2018년 5월 받은 청주~마닐라 노선으로 무려 4년 전이다.  

진에어가 이처럼 오랜 기간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된 것은 2018년 8월 국토부로부터 신규 운수권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의 경영 확대 금지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미국 국적자인데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를 맡은 점이 불거진 탓이다.

국토부 제재는 2020년 3월 끝났다. 하지만 제재가 끝나자마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운수권 배분은 한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진에어가 4년째 운수권 배분에서 소외되면서 저비용항공사 사이 경쟁에서도 밀릴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여객 수 기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객 수 기준으로 진에어를 앞선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이 올해 대형항공기인 A330-300 3대를 들여오면서 여객 수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항공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5월 A330-300 3호기를 들여오면서 기단 규모를 모두 30대로 확대했다.

진에어가 보유한 항공기 수는 2022년 1분기 말 기준 25대로 티웨이항공에 소폭 밀린다. 항공기 수에서 밀리면 향후 여객 수에서도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티웨이항공이 대형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진에어가 여객 수에서도 티웨이항공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며 “운수권을 내놔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추가로 배분받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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