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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솔사회적협동조합, 장애인 제자 위해 교사가 적접 만든 일터

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 2022-05-11 17: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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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기뻐해야 할 졸업식에 부모님들은 슬퍼한다. 특수학교 학생들은 졸업하더라도 사회진출이 어려워 대부분 집에서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11일 김인환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조합 설립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장애인 제자 위해 교사가 적접 만든 일터
▲ 김인환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울산에 있는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인에게 안전하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2018년 세워졌고 같은 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사명인 찬솔은 알찬 소나무라는 뜻이다. 발달장애인의 성장과 경제적·사회적 자립을 지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이사장은 특수학교인 태연학교 교사이기도 하다. 그는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장애인에게 일터의 문을 잘 열어주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오랜 고민 끝에 특수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지식을 가르쳐도 학생들의 사회정착과 자립이 힘들어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직접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후 같은 뜻을 지닌 태연학교 교사 5명이 힘을 모아 중증지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 태연학교도 공장이 들어설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지원에 나섰다.

장애인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취업이 쉽지 않다. 취업하더라도 제대로 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장애인 근로자는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인 데다 그 하한선조차 정해져 있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2012~2017년 연도별 최저시급  및 최저시급 적용제외 장애인근로자 평균시급 현황’을 보면 이 기간에 법정 최저시급은 4580원에서 6470원으로 41.2% 오른 반면 장애인근로자 평균시급은 2790원에서 3102원으로 11.1% 오르는 데 그쳤다.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장애인 제자 위해 교사가 적접 만든 일터
▲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의 펄프제품 생산 모습.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은 태연학교에 있던 물티슈 제작기기를 이용해 일회용 물티슈를 만들고 이를 식당 등에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냅킨, 점보롤 화장지, 갑 티슈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마스크 등 일부 제품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2020년에는 공공기관 카페테리아 운영 등을 시작하면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장애인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게 됐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처음 2명이었던 직원도 14명으로 늘었다. 이들 모두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2명이 장애인 직원이고 1명은 고령층 직원이다. 태연학교 졸업생이 아닌 장애인 직원들도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인력지원을 받아 8명의 일반 직원들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매출도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1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모든 수익은 오직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위해서만 사용된다. 김 이사장과 이사회 임원들 모두 급여와 보수를 받지 않는다. 이들은 태연학교에서 여전히 교사로 근무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 찬솔사회적협동조합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초창기에는 직접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영업에도 나서 고생이 심했다. 현재 거래처는 전국에 120여 곳 정도라고 한다.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장애인 제자 위해 교사가 적접 만든 일터
▲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의 물티슈 제품 이미지. <찬솔사회적협동조합>
 
최근에는 친환경 맞춤형 조립교구를 개발하고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원목 블록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교구다. 장애인의 조작, 지각 등 능력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찬솔사회적협동조합은 이 교구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 가운데 실용적이면서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상품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당연히 발달장애인에게 돌아간다.

김 이사장은 “장애인 근무자들과 일반 근무자들이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근무자들은 사회생활을 체득하고 일반 근무자들은 장애인 근무자들과 관련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장애인 근무자들과 일반 근무자들이 서로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력이 발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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