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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해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워런 버핏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가치투자' 원칙을 고수하며 지속적으로 큰 수익을 올려 전 세계 투자업계에서 성공신화를 이룩해낸 인물이다.
애플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워런 버핏의 투자는 애플의 장기적 성장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원칙 깨고 애플에 대규모 투자
미국 USA투데이는 17일 "워런 버핏의 선택이 옳을지, 칼 아이칸의 선택이 옳을지 주목된다"며 "엇갈린 행보에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 귀재로 꼽히는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애플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버핏이 애플의 투자 결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회사에서 사실상 그가 최종결정권자인 만큼 애플의 장기적 성장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석했다.
버핏의 투자전략은 그와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전략투자가 칼 아이칸이 최근 헤지펀드에서 보유한 애플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다.
아이칸은 애플이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등 신사업 연구개발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적인 서한을 보낼 정도로 애플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애플의 주력상품인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둔화하고 뚜렷한 신사업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며 주가가 급락세를 타자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6% 하락하며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아이칸은 "애플은 중국에서 정부 견제가 강화되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점점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투자전망이 밝지 않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중한 투자로 이름난 버핏이 이례적으로 IT업계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라는 말도 나온다.
버핏은 IT분야 기업의 특성상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며 아무리 성장성이 높다고 해도 IT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왔다. 유일하게 IBM에만 대규모로 투자했지만 이후 IBM 주가가 떨어지며 실패를 경험한 만큼 애플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더욱 의외의 선택으로 꼽힌다.
버핏은 2012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애플이나 구글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한 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은 이번 투자가 버핏의 기존 철학과는 벗어나는 결정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며 "애플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귀추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가치투자' 원칙 적용되나
버크셔해서웨이의 애플 지분매입을 두고 증권사와 외신들은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단기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가치투자 원칙을 유지하는 가운데 애플의 브랜드를 높이 평가해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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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를 밝힌 직후 애플 주가는 하루만에 3.7%가 오를 정도로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하반기 신제품인 아이폰7이 흥행하면 주가가 크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NN머니는 "애플의 주가는 버핏이 기존에 고수하던 투자원칙을 깰 정도로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현재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해 높인 수익성을 기대하고 매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이 이미 시장에서 확실한 브랜드가치를 확보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만큼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투자전문가는 "애플의 브랜드가치는 향후 전자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더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 성장잠재력이 충분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도 "애플은 훌륭한 사업모델과 강력한 현금창출능력을 갖춘 우량기업"이라며 "버핏이 기존에 투자한 대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소비자는 기존에 선호하던 브랜드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믿음에 기반해 코카콜라와 크래프트-하인즈,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장기간 유지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왔다.
즉 버핏의 투자결정은 애플이 향후 아이폰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향후 신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도 꾸준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물론 애플이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과 같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의 강력한 경쟁력과 사용자기반, 서비스분야의 지속적 확대가 가치있는 요소임에는 이견이 없다"며 "하지만 IT기업의 특성상 위험성은 항상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 워런 버핏은 누구인가
워런 버핏은 주식 거래소를 운영하는 아버지 하워드 버핏의 영향으로 11세 때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그 뒤 청소년 시절에 사업으로 9800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뛰어난 수완을 보였다.
버핏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과 컬럼비아대 경영대를 졸업한 뒤 고향인 미국 오클라호마로 돌아가 유능한 주식 중개인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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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 |
버핏은 직물 제조회사였던 버크셔해서웨이를 1965년 인수해 투자회사로 탈바꿈하고 계속된 투자성공을 이어가며 8900만 달러의 재산을 5년 만에 6억8천만 달러까지 늘렸다.
그 뒤 버크셔해서웨이를 198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본격적인 최대 투자회사로 키워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은 현재 미국 나스닥시장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버핏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고문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세계적 부호들이 참여하는 기부 모임을 이끌며 부의 재분배를 주장하는 사회사업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는 올해 86세로 은퇴를 준비하며 버크셔해서웨이의 후계자를 키워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