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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삼성전자 잇단 악재에 노사 갈등까지, 이재용 등판하나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4-15 15: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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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잇단 악재에 임금협상을 놓고 노사 갈등이 커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이재용 등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전략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강력한 오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Who] 삼성전자 잇단 악재에 노사 갈등까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등판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5일 삼성전자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노조는 2021년도 임금교섭이 체결될 때까지 매일 이재용 부회장 집 앞을 찾아 시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해부터 15차례 회사와 임금 교섭을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오너인 이 부회장을 향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이 임금협상 당사자는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노사 임금협상이라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는 주요 기업들의 공격적인 임금 인상을 들며 높은 임금 인상을 바라고 있어 이 부회장도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5040만 원으로 올려 삼성전자(4800만 원)를 추월했다. LG전자도 올해 임금인상률을 8.2%로 확정하며 대졸 초임이 4900만 원으로 인상됐다. 카카오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7200만 원으로 삼성전자의 직원 평균 연봉 1억4400만 원을 넘어섰다.

반도체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임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는다면 우수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니어레벨의 한 직원은 4월1일 타운홀 미팅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에게 “이제 ‘2030’에게 삼성은 1순위가 아닙니다. 인정하십니까?”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임금협상 외에도 최근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를 통한 스마트폰 성능 조작 논란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 문제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이나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사과하며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나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Who] 삼성전자 잇단 악재에 노사 갈등까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등판하나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2년 3월16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갤럭 S22의 성능조작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4년 휴대폰 ‘애니콜’의 품질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자 이듬해 500억 원어치의 제품을 직접 소각하는 '화형식'을 시행하며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 리더십’을 통해 삼성전자의 방향성을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인수합병(M&A) 전략도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7년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대형 인수합병이 전무한 상황이며 투자 규모에 있어서도 인텔, TSMC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현금성자산 124조2067억 원을 들고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 탓에 운신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한 직원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실명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일을 제대로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리더십 공백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부회장도 등기이사 복귀나 회장 취임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취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에 보고, 의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2020년 이건희 회장의 타계 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까지 신중한 모습이다. 

등기이사 복귀는 삼성물산 합병 재판 등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가석방 상태여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수 없다.

다만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특별사면이 이뤄지면  2023년 주주총회에서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3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머로우소달리에서 근무한 오 다니엘 이사를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을 두고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해석도 나온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SBS Biz '경제와이드 백프리핑 시시각각'과 인터뷰에서 오 부사장의 영입에 대해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여러 의견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를 찾아가서 설득하고 이게 왜 합당한지, 왜 삼성에 좋은지, 왜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지 설득하는 역할을 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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