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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 눈앞,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끼칠까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2-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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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 눈앞,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끼칠까
▲ 한국은행 로고.

다만 과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사례를 살펴봤을 때 예상보다 외국인 자본 유출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에도 금융시장 위험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

10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한국은행 총재 없이 열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올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새 한국은행 총재 임명이 마무리되지 않아 4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신임 총재 없이 개최되면서 금리 동결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로 잡히면서 14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의장인 한국은행 총재 없이 열린다.

순번에 따라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이 의장 직무대행으로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는데 주 위원은 통화완화 정책을 선호하고 있어 기준금리 동결로 회의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주 위원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한국은행의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꿋꿋하게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게다가 금리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제상황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통화위원들이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올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에 불과한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올해 한 번 이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남은 6번의 회의에서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고 순차적으로 기준금리를 조금씩 더 올려 나간다면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역전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은 국내 증시에서 투자금 이탈을 부추겨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

원화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져 달러가치는 상승하는데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는 반대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원화가치가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된다면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주가 하락과 원화가치 하락, 시중금리 상승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된 상황을 예로 들며 외국인들의 자본 유출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0년과 2005년, 2018년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 구간에서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은 유출이 아닌 오히려 유입이 이어졌다”며 “금리차가 역전되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환 수익은 높아지는 유인이 있어 금융위기 이후 한미 금리가 역전된 구간에도 외국인 채권자금은 유출이 아닌 유입이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한국보다 금융시장 규모가 적은 아시아의 대만이나 동유럽의 체코 같은 국가도 미국보다 금리가 낮았어도 큰 혼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금리뿐만 아니라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하는 기대심리와 경제 전체의 펀더멘털 변화 등 여러 변수에 달려 있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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