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삼성생명, 자본확충 위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할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5-15 11:03:3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삼성생명, 자본확충 위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할까  
▲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자기자본을 대규모로 확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을 늘리는 데 온힘을 쏟고 있는데 삼성생명에서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판다면 필요한 자기자본의 상당부분을 채울 수 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적용받을 경우 자기자본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보유해야 한다.

◆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2% 가운데 2.2% 이상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지분 2.2%의 가치는 현재 약 4조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상 금융지주사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서 2020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와 솔벤시II 규제 등에 대비해 자본건전성도 확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생명은 2020년부터 보험사에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에 따라 자기자본을 지금보다 수조 원이나 더 늘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보험사가 과거 연 10% 보장금리로 보험상품을 팔았을 경우 당시 상품의 판매금리인 10%를 적용해 지급보험금에서 10%를 깎은 액수만큼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쌓는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매년 현재 시장금리에 맞춰 책임준비금 규모를 재평가해야 한다. 가령 현재 시장금리가 1%대일 경우 이전보다 9%포인트만큼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솔벤시II 규제가 도입되면 보험사에서 보유한 주식채권 등의 자산도 모두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된다. 보험사에서 보유한 주식의 시가에서 40%를 위험요구자본으로 쌓는 내용도 포함된다.

삼성생명은 솔벤시II 규제를 적용하면 자기자본을 추가로 6조~7조 원가량 확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약 14조 원으로 평가된다.

◆ 자기자본 확보에 총력전

김창수 사장은 최근 삼성생명의 부동산자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는데 이도 보험사에 대한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자본확충 위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할까  
▲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삼성생명은 최근 부영그룹에 태평로 본사를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5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에도 업무용 빌딩 4곳을 팔아 약 6800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울산과 순천 등 지방사옥 10여 곳을 팔고 호암아트홀 건물인 중앙일보빌딩도 중장기적으로 매각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은 4월에 ‘생활자금 받는 변액유니버설종신보험’을 출시하는 등 변액보험 상품판매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도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과 관련이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실적에 따라 성과를 나눠주는 상품이다. 회계상 특별계정으로 잡히고 원금손실 부담도 적어 책임준비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삼성생명도 최근 변액보험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에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변액보험 판매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과 변액보험 판매 등은 투자이익률을 높이려는 조치”라며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에 대해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그래도 힘든 삼성생명

김 사장은 삼성생명 내부에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관련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여러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 사장은 70억 원가량을 투입해 외부 컨설팅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자본확충 위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할까  
▲ 삼성생명은 올해 초 부영그룹에 태평로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사진은 태평로 본사 사옥 조감도.
그러나 삼성생명이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으로 입을 타격이 상당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등 한꺼번에 많은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부동산 매각 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으로 필요해진 수조 원대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특히 고금리 확정이율 상품을 과거에 많이 판매해 자기자본을 대규모로 늘려 책임준비금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책임준비금 가운데 34.5%(49조 원)를 6% 이상의 금리 확정이율상품에 대비해 쌓았다. 한화생명이나 교보생명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금융감독원은 유럽의 솔벤시II 감독규제를 벤치마킹한 재무건전성 규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 또한 삼성생명으로서는 부담이다. 

보험사는 자기자산의 3%를 초과하는 가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데 한국판 솔벤시II 규제를 적용하게 되면 계열사의 지분가치를 원가 대신 시가로 계산해야 한다. 이 경우 삼성생명에서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도 급증하게 된다. 따라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솔벤시II 규제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혹은 전부 처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최신기사

법원, 우리금융 '부당대출' 혐의 전 회장 손태승 구속영장 재차 기각
경찰, 국방부·수방사 압수수색해 전 국방장관 김용현 '비화폰' 확보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 연임, 하나카드 사장에 성영수..
야당 6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두번째 제출, 14일 오후 5시 표결
신한은행 38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받아, 특별퇴직금 최대 31달치 임금
우리은행 고강도 인사 쇄신, 부행장 줄이고 70년대생 발탁해 세대교체
이부진 포브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85위, 네이버 최수연 99위
메리츠화재 김중현 이범진·메리츠증권 김종민 사장 승진, "경영 개선 기여"
미국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되나, 외신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 땐 가능"
국회 내란 특검법안과 김건희 특검법안 가결, 국힘 반대 당론에도 이탈표 나와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