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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료 청소년 돕는 소이프스튜디오, 고대현 "사회적 인식 개선 절실"

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 2022-04-07 15: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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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보호 시설에서 사회로 나온 청소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도와줘야 합니다.”

사회적기업 소이프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고대현 대표는 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해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호종료 청소년 돕는 소이프스튜디오, 고대현 "사회적 인식 개선 절실"
▲ 고대현 소이프스튜디오 대표.

소이프스튜디오는 기업의 홍보물과 답례품 등의 디자인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소품, 의류, 문구류 등의 상품을 직접 디자인해 판매하는 디자인 전문회사다.

하는 일만 보면 여느 디자인 회사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소이프스튜디오는 보육시설에서 사회로 나오는 자립준비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디자인 직업교육, 자립 관련 교육,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디자인아카데미를 통해 디자인에 관심있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사회경험을 쌓도록 해준다.

요리, 경제 등 자립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거나 멘토링을 통해 사회적·심리적 고립을 예방하는 허들링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정기모임인데 교육과 만남의 기회가 되고 있다. 

고 대표는 사진봉사 활동을 계기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개인사업자로 디자인 일을 하던 고 대표는 사진에도 관심이 많아 취미생활로 사진촬영을 즐겼다.

이후 좀 더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4년부터 서울 은평구의 한 보육시설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출사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때 만 18세가 돼 보육시설을 퇴소한 뒤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

고 대표는 친구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2017년 디자인회사 소이프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스스로 일어서라는 ‘Stand on your feet'의 줄임말로 자립을 응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고 대표는 “비영리재단이 아닌 주식회사 형태로 회사를 설립했다”며 “단순 후원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자립준비 청년들이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자립 의지를 일깨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디자인에 참여한 친구들의 자립 지원금으로 쓰이고 디자인아케데미와 허들링커뮤니티 운영금으로도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고 대표는 "지금까지 소이프스튜디오를 거쳐간 자립준비청년 수는 정확히 세고 있지는 않다"며 "해마다 기수제로 디자인아카데미에는 10명 정도, 허들링커뮤니티에는 30명 정도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이프스튜디오도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했다.

고 대표는 "정확한 매출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회사 설립 이후 해마다 성장세를 보여왔다"며 "다만 코로나19 영향을 성장세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기수제로 자립준비청년을 선발해온 디자인아카데미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프로젝트 형식으로 3~4개월간 소수의 인원을 선발해 디자인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허들링커뮤니티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소규모별로 요리, 경제, 주거 등 자립과 관련된 주제로 교육을 하거나 이미 사회에 자리잡은 선배들과 묶어주는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고 대표는 “코로나19에도 디자인아카데미와 허들링커뮤니티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허들링커뮤니티는 기존 서울과 경기도 외에 대전, 부산 등 신청자들의 거주지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보육원 등 여러 보호시설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법적보호가 종료돼 해마다 약 2500명의 자립준비 청년들이 시설에서 사회로 나오게 된다.
 
보호종료 청소년 돕는 소이프스튜디오, 고대현 "사회적 인식 개선 절실"
▲ 디자인아카데미에서 교육생들이 이미지 편집 방법을 배우고 있는 모습. <소이프스튜디오>

정부는 지난해부터 정식 명칭을 기존 ‘보호종료 아동’에서 ‘자립준비 청년’으로 바꿨다. 또 자립정착금을 1천만 원으로 확대하고 자립수당 지급기한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 지원을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의 재정지원 제도의 수혜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지원금에 의존한 채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자립의지를 잃는 자립준비 청년들이 적지 않다. 사회에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있다.

소이프스튜디오는 이러한 자립준비 청년들을 돕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고 대표는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 자립준비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을 둘러싼 오해나 편견, 선입견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토크콘서트 개최, 콘텐츠 제작 등 자립준비 청년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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