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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서 '스마트폰 자가수리' 도입, ESG도 애플 따라잡기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4-01 15: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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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서 '스마트폰 자가수리' 도입, ESG도 애플 따라잡기
▲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부모습. <언플레시>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스마트폰 사업장에서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매립률을 제로화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시각 31일 고객이 자신의 기기를 직접 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라몬 그레고리 삼성전자 미국 고객관리담당 수석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케어 경험을 통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수리 프로그램은 갤럭시S20, 갤럭시S21과 갤럭시탭S7+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며 갤럭시S22 등 최신기종은 향후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 수리전문 사이트 아이픽스잇과 손잡고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초기 부품 목록은 디스플레이, 후면 유리, 충전 포트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자가수리 프로그램 도입 시기는 올해 여름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새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것은 미국 정치권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12개 이상 주에서 소비자의 ‘수리권’을 지원하는 법률이 통과됐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7월 연방 통상위원회가 소비자의 전자기기 자가수리 문제를 조사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그동안 폐쇄적인 수리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애플이 발빠르게 먼저 움직여 아이폰 사용자가 고장난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셀프 서비스’를 2022년부터 도입했다.

스마트폰 자가수리 프로그램은 삼성전자의 ESG 강화라는 경영 기조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전자제품에는 품질보증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을 넘어서면 수리를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제품 폐기물은 모든 폐기물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연합(UN)의 ‘2020년 글로벌 E-waste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전자제품 폐기물 규모는 약 5360만 톤으로 2030년에는 7470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애플 등 주요 전자제품 기업들이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폐기물 증가 속도를 최대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폐기물 줄이기뿐 아니라 재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55개 국가에서 폐가전 회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1년 동안 전 세계에서 폐전자제품 454만 톤을 회수했다. 이는 목표치이던 380만 톤을 넘어선 것으로 2030년까지 750만 톤을 회수는 것을 목표를 세웠다.

또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전 세계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매립 폐기물을 제로화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S22에는 버려진 어망을 재활용한 소재가 적용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미국서 '스마트폰 자가수리' 도입, ESG도 애플 따라잡기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3월16일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자원순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포괄적인 환경경영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제품 개발·제조·유통·사용·폐기까지 전 생애 주기에 걸쳐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미 회사 안에 소재복원연구소를 설립해 폐스마트폰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추출해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재복원연구소에는 전자기기 내 희토류, 강철, 텅스텐 등 원재료를 분해할 수 있는 로봇 장치도 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만 약 3만9천 톤의 전자제품 폐기물을 재활용했다.

삼성전자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한다면 애플처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환경경영을 위해 최근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12월 정인희 전 LG화학 전문위원을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담당임원(상무)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 상무는 환경, 기후대응, 지속가능성 분야의 전문가로서 과학, 환경공학, 자원경제학 및 환경정책 등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두고 있는 인물이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컨설팅 기업인 ERM그룹에서 환경실사 및 환경안전보건 감사, 환경관리시스템 구축,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을 진행했다. LG화학에서는 ESG와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재화하는 작업을 수행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합류한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도 환경 전문가로 꼽힌다. 한 이사는 한국환경연구원(KEI) 창립멤버이며 청와대 환경비서관,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성은 제품 출시에서 사용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의 핵심이다”며 “순환 경제를 촉진하고 전자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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