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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에 수출기업 명암, 삼성전자 현대차 '호재' 포스코 '긴장'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3-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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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에 수출기업 명암, 삼성전자 현대차 '호재' 포스코 '긴장'
▲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기업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와 같은 수출 위주의 기업은 결제 통화가 달러 기반이어서 환율 상승은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다만 포스코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고 달러 부채도 많아 가파른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율이 1년10개월 만에 1240원을 넘어선 뒤 잠시 안정화되고는 있지만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러시아의 부분적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나타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자국군을 직접 배치한다면 환율이 1300원 이상으로 뛸 수도 있다”며 “현재 단기 고점은 1250원이나 오일쇼크,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 한다면 상단을 알 수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는 결제 통화가 달러 기반이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실적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는 환율이 100원 오르면 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8천억 원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021년 4분기 영업이익 13조8668억을 거둬 2020년보다 53.3% 증가했는데 이 기간에 환율이 오른 효과도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환율 상승의 효과로 2021년 3분기 대비 약 3천억 원 수준의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영업활동 외에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환율 상승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금융자산 및 금융부채에 대하여’ 원달러 환율이 5% 오르면 2021년 기준 순이익(법인세 반영 전)이 약 2504억 원이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달러로 가치가 매겨지는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4% 안팎으로 상승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이자율이 상승해도 순이익이 많아진다.

2021년 기준으로 이자율이 1%포인트 오르면 금융자산 수익은 711억 원이 증가하는 반면 금융부채 부담은 187억 원이 늘어나 순이익이 523억 원 증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대차도 삼성전자와 같이 수출기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환율 상승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매출은 각각 약 1200억 원, 800억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이 상승세를 보였던 2021년 4분기 현대차는 환율의 변화만으로 영업이익이 2020년 4분기보다 약 2560억 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현대차도 환율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대차는 달러화 부채비중이 높아 환율이 상승했을 때 외화환산 손실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했을 때 무려 814억 원의 환차손을 보고 유로화가 5% 오르면 312억 원의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현지법인들과 현대카드, 현대로템 등 현대차 재무제표에 포함되는 종속회사들의 외화자산부채 가운데 달러와 유로화 비중이 높다”며 “다만 환율 상승은 자동차 수출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훨씬 커서 환차손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는 수출기업이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재료인 철강석을 100%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생산하는 제품의 50%가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판매 측면에서는 환율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원재료인 철광석의 원가 비중이 높고 원자재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근의 환율 상승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최근 철광석 가격과 환율이 급등하자 3월 유통하는 열연강판 가격을 톤(t)당 5만 원 인상했고 4월에도 10만 원을 추가로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비용 증가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선이 많다.

게다가 포스코는 달러화 자산 대비 달러화 부채가 많아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환율이 오를수록 불리하다.

포스코는 2021년 기준 환율이 10% 오르면 부채 증가 영향으로 순이익이 2641억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포스코는 통화스왑, 통화선도, 상품선물 등의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외화로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를 사들이는 '내추럴 헤지'를 상시 운영 중으로 평소에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응책을 가동중이라 환율이 장기간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는 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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