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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LG엔솔 '중국 이긴다', 권영수 자신하는 근거 있나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2-03-1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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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1월22일 상장 첫날 최고가와 비교해 30%가량 빠졌다. 국내외 일부 증권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놓고 매도 의견까지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뿐 아니라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의 공급부족과 가격 폭등, 러시아 제재에 따른 세계경제 불안 등이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데스크리포트] LG엔솔 '중국 이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17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영수</a> 자신하는 근거 있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신조차도 알 수 없다는 주가 전망을 해보겠다는 게 아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싼 장기적 산업환경을 찬찬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리나라 증시에서 삼성전자 다음 가는 시가총액 2위 기업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이기도 하다. 

◆ 중국이 꽉 잡은 전기차 배터리, 이대로 밀리나

2021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독주하는 양상이었다. 사용량 점유율에서 세계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세계 1등도 중국업체 CATL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등이다.

2020년만 해도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은 엎치락뒤치락 했다. 20%대 초반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두 회사 사이 격차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CATL의 점유율은 32.6%인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3%에 머물렀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중국 배터리 업체가 크게 앞서 나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을 제외한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에서 36.5%로 1위에 올랐다. CATL은 12.9%다.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이 20%포인트 이상 우위를 보였다.

물론 중국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이고 CATL은 '홈 텃새'가 무시무시한 이 나라 기업이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쟁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한수 위 경쟁력을 보였다.

CATL은 중국을 중심으로 하면서 유럽에 일부 진출해 있는 상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CATL은 미국의 중국을 향한 견제로 미국시장 진출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 장기로 치면 '차 하나 떼고' 두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나은 점은 이뿐만 아니다. 

배터리 합작사까지 만드는 GM, 스텔란티스뿐 아니라 세계 주요 완성차기업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이다. 수주잔고도 260조 원가량으로 CATL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은 더 좋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허는 2만2800여건으로 CATL과 비교해 10배 이상 많다. 고급 배터리 제품에 머물지 않고 시장이 커질 때를 대비해 중국이 강점을 가진 저가형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경쟁력 월등, 치킨게임 가능성엔 촉각

그렇다해도 CATL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전기차 배터리처럼 범용적으로 쓰이는 중간재 시장은 규모가 커질수록 '치킨게임'이 반드시 일어나기 마련이다. 제품 가격을 낮춰 경쟁자를 무너뜨리는 생존을 건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체 전기차 시장도 크지만 엄청난 자원대국이다. 배터리 원재료 조달에서 강점이 크다. 인건비도 싸다. 국가 차원에서 보조도 엄청나다. 치킨게임이 벌어진다면 CATL의 경쟁력은 무시무시할 수 있다.

그렇다해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고객사가 훨씬 다변화된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충분히 싸워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주요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관리에 민감하다. 중국이 미래모빌리티의 기반을 한손에 장악하는 일을 앉아서 지켜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일부에선 리튬 등 주요 배터리 재료 공급부족을 이유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은 대세다. 큰 흐름에서 속도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큰 강은 천천히 흐르지만 결국 바다에 닿는다. 

세계 최고의 전기차 품질을 인정받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세운 2030년 전기차 판매목표는 307만 대다. 지난해보다 전기차 판매를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목표는 경쟁사들이 잡은 수치와 비교하면 보수적이다. 폴크스바겐과 스텔란티스는 500만 대로 잡았다. 비록 속도가 느려질 순 있어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로 보인다.

물론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세상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10년 뒤 미래를 의심해야 할 이유는 현재로선 크게 보이지 않는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1월22일 상장을 앞두고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첫 걸음을 시작하겠다"며 "중국 CATL을 추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이 보인 이 자신감이 괜한 큰소리는 분명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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