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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이랜드, 한식 세계화 누가 먼저 성공할까

조은진 기자 johnjini@businesspost.co.kr 2016-05-05 06: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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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푸드빌 이랜드, 한식 세계화 누가 먼저 성공할까  
▲ 정문목 CJ푸드빌 대표(왼쪽)와 박형식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대표.

CJ푸드빌과 이랜드가 한류의 중심에 한식을 세울 수 있을까?

국내 외식사업의 대표주자인 CJ푸드빌과 이랜드가 한식의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외식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 이랜드, 한식의 현지화 성공할까

5일 이랜드에 따르면 500조 원 규모의 중국 외식시장에 한식뷔페 ‘자연별곡’을 내세워 한식세계화에 도전하고 있다. 이랜드는 국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한식뷔페를 해외에서 출점했다.

자연별곡은 상해 와이탄 지역에 오픈한 중국 1호점의 인기에 힘입어 창닌지구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팍슨뉴코아에 2호점을 열었다.

이랜드는 중국진출 당시 “국내에서 중국 관광객들과 중국 유통그룹들로부터 검증을 끝내고 중국에 한식뷔페를 선보인다”며 “외식문화가 발달한 세계 최대 수준의 시장이면서 건강과 웰빙에 대한 요구가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중국 외식시장을 발판삼아 한식세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자연별곡 1호점이 개점 100일 만에 매출 1062만 위안(약 20억665만 원)을 내면서 성공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매장을 방문하는 1일 평균방문객 수는 1천여 명이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한식뷔페의 국내 콘셉트를 고집하지 않고 현지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펼친 점이 인기에 한몫했다고 본다.

자연별곡 중국매장은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해 라이브존에서 바로 조리해 제공하는 음식을 늘렸다. 단음식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디저트도 단호박 식혜와 인절미 빙수 등 전통 한식 디저트 메뉴들로 구성했다.

중국인들이 한식을 즐기는 초기단계라는 점을 고려해 ‘상추 겉절이와 함께 싸먹는 쌈’ ‘우삼겹과 함께 먹는 신선야채’ 등 안내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 매장을 10개 열고 2020년까지 2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랜드는 패션사업과 외식사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중국에서 대표적인 패션기업으로 성공한 이랜드는 유통사업에도 성과를 내 중국 최대의 ‘유통-패션-외식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CJ푸드빌, 한식전문점 ‘비비고’에 기대 걸어

CJ푸드빌은 한식뷔페 ‘계절밥상’과 한식전문점 ‘비비고’를 앞세워 K-푸드 열풍을 이끌어 2020년 글로벌 톱10 외식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최근 비비고의 8번째 중국 매장을 중국 베이징 화마오센터에 열었다. 화마오센터는 ‘중국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화마오에 있는 초대형 복합주거상가다.
 
  CJ푸드빌 이랜드, 한식 세계화 누가 먼저 성공할까  
▲ CJ푸드빌의 '비비고' 해외진출용 콘셉트 매장.
CJ푸드빌 관계자는 “비비고는 2010년 중국에 진출한 뒤 2012년부터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 매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화마오점 개점을 계기로 올해 중국에서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중국에서 고가의 수입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한류 등 문화콘텐츠의 인기로 한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바라본다.

CJ푸드빌은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 16개 비비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한식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영국 런던의 중심가인 소호 거리에 진출했는데 이 매장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CJ푸드빌은 비비고 브랜드를 놓고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 브랜드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 ‘비비고 김스낵’ 등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비비고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CJ푸드빌은 글로벌 외식시장에서 성장을 위해 ‘패스트캐주얼’(Fast-casual) 트렌드를 한식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패스트캐주얼은 패스트푸드의 합리적인 가격과 신속성, 효율성 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높은 품질’을 갖춘 음식을 말하는데 2005년 안팎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다가 최근 국내로 번졌다.

CJ푸드빌은 2월 비비고의 패스트캐주얼 콘셉트 매장을 서울 구로 지밸리몰에 새롭게 선보였다. 이 매장은 전통 한식의 조리법으로 요리를 하며 맛을 유지하면서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에 변화를 줬다.

비비고 패스트캐주얼 매장은 한식에 서구형 외식문화를 접목해 밥과 구이, 곁들임 가운데 취향대로 메뉴를 선택하고 선택한 메뉴의 수에 따라 가격에 차이를 뒀다.

비비고 관계자는 “새 콘셉트 매장은 서구형 외식문화에 익숙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식사를 원하는 고객에게 부합하기 위한 한식 레스토랑”이라며 “전통 한식의 한상차림을 한 접시에 옮겨 담아 정체성을 지키면서 편의성도 높여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패밀리레스토랑 지고 한식뷔페 뜨고

국내에서 패밀리레스토랑을 선도했던 업체들이 줄줄이 폐점되고 있는데 한식뷔페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인 ‘씨즐러’와 ‘마르쉐’, ‘토니로마스’가 2013년 전후로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했고 ‘베니건스’를 운영하던 바른손도 최근 국내 매장을 모두 닫았다.
 
  CJ푸드빌 이랜드, 한식 세계화 누가 먼저 성공할까  
▲ 이랜드의 '자연별곡' 중국 1호점.
패밀리레스토랑을 대표하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2014년 말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34개 점포를 접으면서 매장수를 대폭 줄였고 6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는데 몸값이 뚝 떨어졌다.

아웃백은 2010년 매각될 당시 평가액이 3천억 원 대였는데 지금은 700억~800억 원 선에서 매각액이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둔화로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소비문화가 외식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패밀리레스토랑을 단품판매로 여럿이 가서 메뉴을 3~4개 주문할 수 있지만 같은 돈으로 한식뷔페는 100여 종의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패밀리레스토랑 ‘빕스’와 이랜드의 ‘애슐리’의 경우 뷔페와 같은 ‘샐러드바’를 운영해 매장을 유일하게 늘려왔지만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빕스는 지난해 패밀리레스토랑 가운데 유일하게 4개 매장을 늘렸지만 CJ푸드빌의 외식사업부 전체실적에서 매출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애슐리는 2014년까지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패밀리레스토랑 가운데 가장 많은 155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최근 140여 개로 매장을 줄였다.

반면 한식뷔페의 매장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한식뷔페 매장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CJ푸드빌은 계절밥상을 2013년 7월 시작했는데 현재 매장을 40개 수준으로 늘렸다. 자연별곡는 2014년 4월 1호점을 연 뒤 50여 개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도 2014년 10월 사업을 시작한 뒤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문화도 한몫했다”며 “한식뷔페도 패밀리레스토랑처럼 반조리 음식이 있지만 계절마다 ‘제철음식’ 등을 내세우며 건강한 이미지를 높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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