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2030 고객들을 붙잡아 둘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 등으로 대거 유입된 20~30세 고객들이 KB증권에 머물도록 이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와 이벤트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2030 고객 확보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2일 KB증권에 따르면 1월 KB증권에서 신규로 개설된 계좌 가운데 2030 고객들의 계좌개설 비율은 48%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개설된 신규계좌 가운데 2030 고객 비중이 각각 42%, 39%었던 점과 비교해보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1월에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B증권은 1월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 대표주관사를 맡았는데 청약 참여 수요가 몰리며 약 101만 명의 고객이 KB증권에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B증권에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전체 청약 신청 고객 가운데 모바일을 활용한 청약고객이 98%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KB증권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마블(M-able)'을 통해 2030 고객이 대폭 유입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박 사장은 KB증권을 찾아온 2030 고객들을 계속 붙들어 놓을 뿐 아니라 계속 계속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범 내려온다, 혜택이 내려온다' 등 이벤트를 열고 MTS를 통해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WM)고객을 위해서는 카드뉴스 형식으로 투자정보 콘텐츠를 제공하는 '더블샷'도 선보인다. 카드뉴스는 주요 이슈나 뉴스를 이미지와 간략한 텍스트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것으로 2030 세대들에게 친숙한 뉴스 소비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국내주식쿠폰 판매, 에이블 스타 플러스(able Star+) 카드 출시,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프라임 상담톡 등 다양한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공모청약을 진행하면서 2030세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MTS 이용자 수 1위 타이틀을 거머쥐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청약이 진행됐던 1월 KB증권 MTS 마블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404만7259명으로 나타나며 기존 1위였던 키움증권 영웅문S(302만9250명)을 제쳤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라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에서도 대표주관사를 맡게 돼 공모주 청약에 특히 관심을 보이는 2030 고객들을 대거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KB증권으로서는 추가 유입의 기대가 무산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박 사장은 대거 유입된 2030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030 고객들이 잘 사용하는 MTS 서비스를 강화해서 이용자 1위를 계속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한 전략을 계속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경쟁 증권사는 물론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2030 세대를 주고객으로 두고 있는 테크기반 후발 주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경쟁이 만만치 않다.
토스증권은 올해 국내 주식 투자종목에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을 추가하며 MTS를 업데이트했고 해외주식 거래시간도 늘렸다. 여기에 3월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며 서비스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MTS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페이앱에서 MTS 연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점차 강화해 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MTS 이용자 수 1위였던 키움증권도 기존 MTS '영웅문S'를 전면 개편하고 각각 나뉘어 있던 해외 및 국내주식 거래를 하나로 통합할 차세대 MTS를 개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