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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슬롯·운수권 이전해야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2-22 14: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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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슬롯·운수권 이전해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을 승인하되 경쟁제한성이 있는 국내외 여객노선에 대해서는 경쟁항공사의 신규진입 등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슬롯·운수권 이전 등 구조적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먼저 경쟁제한성이 있는 국제노선 26개와 국내노선 8개에 신규 항공사가 들어오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할 경우 두 회사가 보유한 국내공항(인천·김해·제주·김포공항) 슬롯을 의무적으로 공항당국에 반납하도록 했다.

해당 국제노선은 서울∼뉴욕·로스앤젤레스·시애틀·호놀룰루·샌프란시스코·바르셀로나·프놈펜·팔라우·푸껫·괌, 부산∼칭다오·다낭·세부·나고야·괌 등이다. 

국내노선(편도 기준)은 제주∼청주·김포·광주·부산 등이다.

조치대상인 국제노선 26개 가운데 운수권이 필요한 11개 노선은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할 때 두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운수권을 반납해야 한다. 

서울∼런던·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이스탄불·장자제·시안·선전·자카르타·시드니, 부산∼베이징 등 노선이 해당된다.

다만 반납할 슬롯·운수권 개수의 상한은 노선별로 점유율 기준에 따라 정하고 구체적 이전 내용은 실제 신규 항공사의 진입 신청 시점에 공정위가 국토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또 전체 국제노선에 대해 신규 진입 항공사가 △외국 공항 슬롯 이전·매각 △운임결합 협약 등의 체결 △국내 공항 각종 시설 이용 협력 △영공 통과 이용권 획득을 위한 협조 등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도록 했다.

공정위는 코로나19로 새 항공사가 단기간에 진입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는 날까지 '행태적 조치'도 부과하기로 했다.

행태적 조치는 △각 노선에 대한 운임인상 제한 △공급축소 금지 △좌석간격·무료수하물 등 서비스품질 유지 △항공마일리지 불리하게 변경 금지 등이다. 

운임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운임과 비교해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제한된다. 

각 노선별 공급 좌석수를 축소하는 것도 금지했으며 좌석 간격과 무료기내식, 무료수하물 등 서비스 품질도 유지하도록 했다.

마일리지는 두 회사가 2019년 말 시행한 제도보다 불리하게 변경해선 안 되며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안에 두 회사의 통합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통합 방안은 공정위가 승인해야만 실행할 수 있다.

다만 제주∼울산·여수·진주 등 수요가 부족한 벽지 노선 6개에 대해서는 구조적 조치 없이 10년 동안 행태적 조치만 부과했다.

공정위는 구조적 조치가 이행될 때까지 항공 당국, 이행감독위원회와 협업해 행태적 조치의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시정조치의 이행의무는 현재 진행 중인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모두 종결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주식 취득을 완료하는 날부터 시작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건은 국내 첫 대형항공사(FSC) 결합이며 항공사 결합에 대해 구조적·행태적 시정조치를 종합적으로 부과한 최초 사례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현재 여러 해외 경쟁당국이 심사를 하고 있고 각 나라마다 다양한 시정조치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추후 전원회의를 다시 개최해 외국의 심사결과를 반영한 시정조치의 내용을 최종 확정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외 인수합병(M&A) 심사 절차에서 참고할 점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인수합병 심사 법제에 대한 비교법적 검토 등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필요하면 법 개정안을 검토·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정위는 2021년 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한 뒤 경제분석전문가를 포함한 8명의 심사전담팀을 구성해 심사에 돌입했다.

여객·화물분야 경제분석 실시, 해외 경쟁당국과 협의, 노선별 경쟁제한성 검토 및 시정조치방안 마련 등의 심사과정을 거쳤고 지난해 10월에는 시정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수 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항공운송 서비스 소비자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점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고 면밀하게 심사를 진행했다"며 "실질 심사국 가운데 가장 선제적으로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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