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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맡은 배재규, ETF '빅3' 노린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2-03 16: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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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맡은 배재규, ETF '빅3' 노린다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ETF(상장지수펀드)시장 ‘빅3’를 노린다.

배 사장은 취임식에서부터 자신의 주무기인 ETF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주력 상품 선두에 놓으며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을 화두로 던졌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월27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 순자산총액(AUM) 3조2926억 원을 보유해 삼성자산운용(29조9천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25조1천억 원), KB자산운용(5조4845억 원)에 이어 자산운용규모 4위에 올라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년 전만해도 1조 원대 순자산총액을 보유해 다른 자산운용사와 4~5위를 다퉜으나 지금은 확실히 4위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5위는 NH아문디자산운용인데 순자산규모가 2조575억 원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60% 수준에 그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2년 사이 운용규모를 빠르게 늘리며 3위 KB자산운용과 격차도 조금씩 좁히고 있다.

KB자산운용은 ETF 순자산총액이 2020년 1월 말 3조6천억 원에서 현재 5조5천억 원으로 53%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조9천억 원에서 3조3천억 원으로 77% 증가했다.

국내 ETF시장은 최근 2~3년 사이 개인투자자의 유입이 늘어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와 동시에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테마형 상품들이 쏟아지는 등 자산운용사의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ETF시장의 순자산총액은 74조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52조 원보다 42% 늘었다. 2016년 말 25조1천억 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3배가량 커졌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5년 안에 국내 ETF시장이 20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새 대표로 취임한 배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들도 주식처럼 편하게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인데 배 사장은 국내 ETF 1세대로 ETF 확대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 사장은 1961년 대구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한국종합금융 주식운용팀, 1995년 SK증권 주식운용팀을 거쳐 2000년 삼성자산운용(당시 삼성생명투신운용)에 합류했다.

지난해 말까지 20년 넘게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하며 2002년 국내에 처음으로 ETF를 도입한 것은 물론 2009년과 2010년 아시아 최초로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각각 출시하며 국내 ETF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배 사장은 ‘국내 ETF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고 삼성자산운용은 여전히 2위와 큰 차이로 국내 ETF시장 1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ETF시장 위상 강화를 노리고 배 사장을 영입했다고 보고 있다.

배 사장 역시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이날 취임사에서 ETF를 앞세웠다.

배 사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보여 온 액티브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의 위상은 지속 유지하고 ETF와 TDF(타깃데이트펀드), OCIO(외부위탁운용관리)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앞으로 키울 상품으로 ETF를 강조했다.

배 사장의 주무기는 ETF 가운데서도 패시브ETF가 될 것으로 보인다.

ETF는 크게 특정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ETF와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추가 수익이 날 수 있는 액티브ETF로 나뉘는데 국내ETF시장은 패시브ETF를 주력으로 한다.

국내 액티브ETF시장은 패시브ETF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아 시장 규모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상품만 봐도 전체 53개 가운데 48개가 패시브상품이고 액티브상품은 주식형 3개, 채권형 2개 등 5개에 그친다.

배 사장은 ETF 1세대답게 패시브상품에 강점을 지녔다. 배 사장은 삼성자산운용에서 인덱스운용본부장, 패시브본부장, 패시브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패시브ETF는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외에 최근 들어 다양한 지수를 좇는 테마형으로 확장하며 전체 ETF시장의 파이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오늘Who]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맡은 배재규, ETF '빅3' 노린다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1월 각각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과창판ETF(중국 신성장 기술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신한자산운용의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상품이 패시브ETF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력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대체투자사업을 하는 실물자산운용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떼어내며 향후 자회사로 분할할 계획을 세웠다.

이르면 1분기 안에 자회사 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는데 분할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배 사장은 ETF사업 확대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새로운 둥지를 튼 것은 배 사장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일 수 있다.

배 사장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설득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사장은 취임사에서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 큰 기업(Big Company)을 넘어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며 “철저히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기업, 투명하고 개방적인 기업,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을 임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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