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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 무대 조연에서 주연으로, 복잡해진 야권 단일화 방정식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01-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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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선거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을 일부 흡수하며 지지도를 크게 끌어 올렸다.

몸값이 크게 뛴 덕분에 안 후보의 대선 역할 비중은 늘었지만 보수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이르는 길은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다는 시선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철수</a> 대선 무대 조연에서 주연으로, 복잡해진 야권 단일화 방정식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선거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의 대선 지지도가 10%를 넘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며 대선에서 안 후보의 역할이 조연급에서 주연급으로 격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갤럽이 4~6일 사흘 동안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를 보면 안 후보는 15%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달 14~16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10%포인트 급상승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3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6%로 집계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3~5일 사흘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를 보면 안 후보는 12%의 응답을 얻었다. 지난 주 조사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3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8%로 집계됐다.

안 후보의 급부상은 윤 후보의 대선 경쟁력에 관한 의구심이 커지며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여론조사상에서 중도층, 청년층 등 부동층 표심이 윤 후보로부터 이탈해 안 후보 쪽으로 옮겨간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윤 후보는 ‘반문재인’의 상징성에 힘입어 단숨에 야권 대선주자로 떠올랐지만 정치 입문 뒤 끊이지 않는 실언과 실수, 정책적 이해 부족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게다가 선대위 내 잡음으로 리더십에도 상처를 입었다. 윤 후보가 선대위를 전면 개편해 내홍을 일단 매듭지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입은 내상이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보수야권으로서는 윤 후보의 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야권 단일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지금 상황에서 윤 후보가 여권의 이 후보에 밀리기도 하거니와 야권 표가 분산되면 승산은 그만큼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안 후보의 급부상으로 단일화 논의에서 합의점을 만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힘의 균형이 팽팽해진 까닭에 타협과 양보의 여지가 줄어들고 치열한 이전투구 양상의 단일화 줄다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물론 단순 지지율만 놓고 보면 안 후보가 여전히 윤 후보에게 크게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야권 단일화를 가정해 각 후보의 적합도나 경쟁력을 두고 판단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알앤서치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는가’란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안 후보는 43.5%, 윤 후보는 32.7%의 응답을 받았다.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누가 더 경쟁력이 있냐는 물음에도 안 후보가 43.3%로 윤 후보(35.8%)를 앞섰다.

이 조사는 매일경제와 mbn 의뢰를 받아 4~5일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어떤 단일화 방법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안 후보가 야권의 대표주자로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단일화를 위한 규칙 마련이 쉽지 않다는 시선이 많다. 어느 한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아닌 때에는 간단한 항목 하나라도 쉽게 양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정치사에서 진행됐던 여러 번의 단일화 과정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을 놓고 지루한 마라톤 협상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많다. 최종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당시 국민의힘 후보)과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했던 사례를 떠올리면 이번에도 조직력에서 우세한 윤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당시 안 후보는 초반 지지도 우세에도 불구하고 결국 오 시장에게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대체로 단일화 경쟁에서는 개인의 매력이 강한 후보보다 정당조직의 기반이 단단한 후보가 승리하는 사례가 많다.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2012년 대선의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모두 조직력을 갖춘 정당의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됐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많다.

애초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오랫동안 뿌리 내리고 있었던 인물이 아닌 만큼 당원들과 정당 일체감을 공유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더구나 당원들 일부는 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수감을 주도했다며 큰 반감을 품고 있기도 하다.

또 정당의 조직력이 반드시 승리를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했다.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는 윤 후보보다 상승세를 탄 안 후보가 단일화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만약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다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통합하는 문제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두 당의 통합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때 계속해서 거론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추진되지 못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대등한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한다는 뜻을 보여왔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원내 106석의 제1야당이 3석의 소수정당인 국민의당과 대등하게 합친다는 게 마뜩잖은 일이다.

안 후보는 5일 SBS뉴스에 출연해 “나는 내가 당선돼 내가 정권 교체를 하러 나온 사람”이라며 후보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그는 “단순히 기득권 거대 양당이 정권을 가져오게 되면 그 다음에 관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안 후보나 윤 후보 모두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앞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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