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공기업들은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집권에서 성공한다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승리한다면 공기업 수장들이 잇달라 교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데스크리포트] 1월 기업 동향과 전망 - 공기업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특히 윤 후보가 원전 확대 공약을 분명히 한 만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인적 개편이 곧바로 벌어질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상징하는 곳이라 더욱 거센 쇄신의 바람이 불어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 인상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절실하다. 2년 넘게 코로나19로 큰고통의 겪고 있는 대표직인 공기업들이다.

◆ 한국전력공사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022년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은 2022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kWh당 9.8원 인상한다.

한국전력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에 제 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4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2022년에는 적자규모가 6조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까지 나오면서 부담이 커졌다.

한국전력은 2022년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지만 물가상승세와 대통령선거 등으로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한 채 결국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하지만 이후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모면할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3조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정 사장은 해외사업을 확대하면서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해저 송변전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력이 해외에서 주사업자로 송배전사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송배전사업 수주를 통해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이후 해외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 해외 원전사업 수주에 성공할지 여부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22년 1분기에 폴란드 원전사업과 관련된 사업계획서 제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폴란드 신규원전 건설이 예상되는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수주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 폴란드 정상을 만났고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폴란드를 방문하는 등 정부도 해외 원전수주를 지원하고 있어 정재훈 한수원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연료전지발전을 확대하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전주에 바이오가스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에 나선 데 이어 창원시와 도심분산형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창원시 유휴부지 8곳에 모두 19.2MW 규모의 연료전지 시스템이 설치되며 2023년 하반기 준공된다.

한수원은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수소경제에 주목해 수소산업 모든 주기와 관련된 수소융복합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전주와 창원 등에서 수소사업이 순항하면서 U자형 수소벨트 구상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사장은 서부권의 인천·파주·화성·전주, 남부권의 창원, 동부권의 강릉·포항·경주·부산에서 수소융복합사업을 전개해 U자형 수소벨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구본환 전임 사장의 복귀에 심기가 불편하게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초유의 ‘한 지붕 두 사장’ 사태를 맞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구 사장이 해임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해 같은 해 12월8일부터 복직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곧바로 항소했지만 구 사장은 임기가 2022년 4월까지인 만큼 사실상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울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은 구 사장의 복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2021년 12월2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구 사장의 리더십 자체가 상실된 상황에서 사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 사장과의 만남도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 사장에게는 출입증, 인트라넷 접근 권한 등도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 내부 직원들이 김 사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김 사장으로서는 긍정적 부분이다.

이희정 부사장 등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진은 구 사장에게 “1심 판결 승소로 사장님의 명예회복이 된 점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나 조직이 다시 혼란스러워져서는 안 된다”며 “경영진은 현 김경욱 사장을 중심으로 공사를 경영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구 사장은 명예회복을 위해 반드시 임기를 마치고 나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 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은 4개월의 임기를 반드시 끝내고 당당히 내 발로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국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의 다음 사장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2021년 1월 현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5명의 후보를 추천 받고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임명은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장 공모에는 모두 8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현재 공운위로 넘어간 후보 5명은 국가정보원 전 차장(차관급) 출신, 국토교통부 전 실장 출신, 공군 장성 출신, 공사 내부 출신, 민간 기업인 출신 등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에서는 국정원 출신 인사가 가장 유력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정원 출신 인사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지원한 일이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처음인 데다 임추위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출신 인사가 탈락하더라도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는 국토부 관료 출신이나 공군 장성 출신 인사가 상대적으로 내부 출신이나 민간기업 출신보다는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1980년 출범 이후부터 군, 관료, 경찰 출신이 주로 맡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6명 가운데 4명이 경찰 출신일 정도로 경찰 출신 사장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