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내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더 힘을 쏟을 여유가 생겼다.

롯데칠성음료는 ESG활동에 관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3개 부문 통합등급 ‘A’를 받으면서 1년 전보다 등급이 1단계 올랐지만 환경부문에서는 ‘B+’ 등급을 받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수익성 좋아졌다, 박윤기 ESG경영 집중할 토대 마련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롯데칠성음료>


19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의 전환을 약속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글로벌 RE100' 캠페인 참여를 계기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롯데칠성음료는 13일 국내 식음료업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을 알렸다.

글로벌 RE100은 국제 비영리재단인 클라이밋그룹(Climate Group)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파트너십을 맺고 주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40년까지 전체 공장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함께 구축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생산공장의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을 통한 자가발전, 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장기적 계약을 통한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등 다양한 실행 방안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영업과 물류에 쓰이는 차량을 모두 친환경차로 교체하고 관계사와 재생에너지 발전사들과 함께 녹색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RE100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롯데칠성음료는 10년 앞당겨 2040년에 이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내년에 보다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말했다.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인다.

롯데칠성음료는 2030년까지 생수 전담 물류망을 구축해 폐페트병을 직접 회수하고 이를 재활용해 새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원료의 3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생산공장의 모터 전력부하 저감, 폐열 시스템 개선, 생산과 물류 최적화,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등으로의 전환, 고효율 설비 도입 등을 추진했다. 

2017년부터 충주2공장에서 태양광 자가발전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안성공장에서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가동하는 등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8월 한국산업단지공단 및 스마트에너지플랫폼협동조합과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확대 및 대·중·소 상생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올해 6월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켑코에너지솔루션, 스마트에너지플랫폼협동조합과 손잡고 'RE100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MOU'를 맺어 온실가스 감축 활동과 재생에너지 도입을 준비했다. 

이밖에 올해 1월 생수 브랜드인 아이시스의 라벨을 없애고 폐페트병을 회수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 미국기업 다우케미칼과 함께 환경 생수 포장재를 개발해 생수 제품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ESG활동에 관한 한국지배구조원의 평가에서 3개 부문 통합등급 ‘A’를 받았다. 1년 전보다 평가 등급이 1계단 올랐다.

다만 사회부문과 지배구조부문에서는 각각 ‘A+’와 ‘A’등급을 받았지만 환경부문에서는 ‘B+’ 등급을 받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박 대표는 롯데칠성음료의 글로벌 RE100 가입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RE100 가입 기준은 한국형 RE100(K-RE100)보다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설정하는 조건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및 중간 점검을 모두 주관 단체로부터 검토를 받아야만 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환경부문은 개선 전략이 성과로 나타나기까지 지속적 관리와 투자가 필요하다”며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글로벌 RE100 참여를 선언한 점이 내년 평가에는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다”고 말했다.

ESG등급을 올리면서 롯데칠성음료는 추가 투자에 필요할 수 있는 자금 조달력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ESG경영 관련 투자를 목적으로 하면 ESG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기업의 ESG등급은 ESG채권 발행 규모 등에 영향을 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ESG채권은 2018년에 6천억 원 규모로 단 2건이 발행됐지만 이후 발행이 급격히 증가해 2019년 26조7천억 원, 2020년 54조1천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서는 4월까지 발행 규모가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의 절반을 넘어선 29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박 대표는 ESG경영을 확대할 수 있도록 롯데칠성음료의 실적을 개선하고 안정적 수익 구조의 토대를 마련해뒀다.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던 주류사업부문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으로 209억 원을 내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주류사업부문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본격적으로 캔맥주 위탁생산을 시작하면서 맥주공장 가동률을 위탁생산 이전의 2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또 칼로리를 줄인 제로탄산음료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음료사업부문의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839억 원, 누적 영업이익 685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24.9% 늘었다.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500억 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올해 1~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53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물류와 원·부자재도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작업을 추진해 안정적 수익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3분기 동안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065억 원, 영업이익 163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73.9%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2024년까지 매출 2조5400억 원, 영업이익 2540억 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중기 목표치를 설정하는 등 성장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를 두고 “음료와 주류의 두 사업부문 모두 영업 기초체력이 개선되는 구간이라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업소시장 확대에 따른 외형성장과 가동률 개선을 통한 레버리지효과, OEM(주문자 위탁생산)기여를 바탕으로 2022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7월2일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ESG경영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특히 이 회의에서 “ESG경영은 재무적 건전성의 기초 위에 구축돼야 함에도 실적에 소홀하는 등 ESG경영의 기본적 개념에 오해를 하거나 그 진정성에 의심을 갖게 하는 식의 활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