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6월 일시 중단했던 상장 절차를 재개했다.

내년 1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공모주 흥행을 통해 얼마나 많은 투자금을 확보할 지 주목된다.
 
[데스크리포트] 12월 기업 동향과 전망-화학 정유 방산

▲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정유사업 전망이 밝아 자회사 SK온의 배터리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배터리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과 보조를 맞춰 글로벌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터리 수직계열화에 힘 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기업 인수합병 가능성과 수소사업 진척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학 정유>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 추진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최근 냈다. 내년 1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절차를 진행하며 자체 추산한 기업가치를 70조 원가량으로 설정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기업가치 100조 원선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흥행 가능성이 나온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5만7천~30만 원이지만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크게 몰리면 최종 공모가가 높아질 여지도 커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를 통해 LG화학 구주매출분까지 합쳐 13조 원가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공모주 흥행에 따라 더 불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흥행 여부는 앞으로 생산시설 투자 확대 속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 호조로 2017년 이후 5년 만에 내년에 영업이익 3조 원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글로벌 유가가 내년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뺀 금액)도 오르고 있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미국 포드와 배터리 합작공장에 5조 원가량을 투자하는 등 생산능력을 가파르게 늘리고 있는데 SK이노베이션의 이익체력이 좋아져 투자금 마련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내년부터 부회장으로 승진하는데 SK온은 12월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별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진행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SK온을 직접 맡아 배터리사업 확대를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나온다.

배터리사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 결정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오너일가 경영인이 강한 리더십으로 사업을 주도하는 데 장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회장은 과거 SK그룹이 배터리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다양한 분야를 주도해 온 만큼 SK 수석부회장을 겸임하며 SK온에 필요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회장은 SK그룹의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2013년 9월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특경가법에 따라 5년 동안 취업을 할 수 없다는 취업제한 5년 규정을 적용받았으며 2021년 10월 말부로 이 조치에서 풀려났다. 

◆ LG화학

LG화학은 배터리소재사업에서 2025년까지 매출 8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배터리소재사업 매출이 1조7천억 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매년 5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기존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인재영입을 통해 신규 고객사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터리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과 유럽 등에서 지역별로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함께 분리막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수직계열화는 배터리사업에서 배터리소재의 원활한 수급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과 미국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5각 배터리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발맞춰 LG화학은 미국에서 직접 양극재와 분리막을 생산하는 방안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분리막과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LG화학은 중국에서 전구체-양극재-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전 단계의 원료로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결합하여 제조하고 여기에 리튬을 더하면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가 된다. 더구나 LG전자의 화학·전자재료(CEM)사업부를 최근 배터리소재를 담당하는 첨단소재사업본부에 통합하고 분리막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CEM사업부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도 분리막 코팅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분리막 원단필름 제조설비도 갖춘다면 중국에서도 양극재 및 분리막소재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매출에서 절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기초소재(올레핀·아로마틱스)만으로는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소재는 유가와 경기 등 시황 변화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첨단소재사업은 주요 수요처가 비교적 고정적이고 기초소재와 비교해 수요가 일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조대리석소재, 고부가합성수지(ABS)를 비롯한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부문은 2020년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실적 방어에 기여하기도 했다. 첨단소재기업 인수합병이 성사한다면 롯데케미칼 체질 변화에 속도가 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사업에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그린수소 도입, 수소충전소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수소탱크도 2025년까지 10만 개 양산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을 통해서는 수소를 뽑아낼 수 있는 암모니아 유통사업을 추진한다.

수소 활용과 생산, 유통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느냐는 롯데케미칼 기업가치 확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GS칼텍스

GS그룹이 올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전반에서 신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그런 만큼 주력 계열사 GS칼텍스도 친환경분야 사업다각화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는 LG화학과 손잡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인 하이드록시피온산(3HP)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에 하이드록시피온산 시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말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쓰이는 하이드록시피온산 역시 바이오매스(유기성 폐기물)의 미생물 발효를 통해 생산되는 친환경물질이다.

GS칼텍스는 하이드록시피온산 양산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사업 역량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산업용소재 또는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분야로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정유사업 비중이 80%가량으로 매우 높아 지난해 코로나19에 영업손실 9192억 원을 내며 휘청거렸다. 친환경사업 다각화에 성과를 낸다면 사업안정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방산>

◆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수출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말 1천억 원 규모의 세네갈 훈련기사업, 1조1천억 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훈련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한국항공우산업은 슬로바키아 국영방산업체 ‘LOTN’과 FA-50 수출을 위한 산업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는데 슬로바키아를 교두보로 삼아 유럽 전투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근 이라크에서 T-50IQ의 후속 운영지원사업을 수주한 것 역시 완제기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금껏 KT-1과 T-50 계열 완제기를 동남아, 중동, 남미 등 모두 7개국에 156대를 수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해외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완제기 수출이 다시 확대된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힘주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중소형위성, 유무인복합체계 등 신사업 투자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사업 수주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한화그룹의 방산부문 중간지주사 역할을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항공우주사업에서 누리호 추가 발사와 공공부문의 위성발사 계획에 따라 사업참여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와 1조2천억~1조6천억 원 규모의 한국산 방공미사일 천궁2 납품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는 올해 안으로 호주에 K9 자주포를 수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중동 비호복합(이동식 대공포) 프로젝트 수주와 호주 장갑차 교체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앞두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