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3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연금 개혁의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내년 대통령선거를 향한 경쟁에 불이 붙은 만큼 이번 정부에서 국민연금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선후보들은 공적연금 개혁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꼭 필요한 국가개혁에 용기있게 도전하는 사람이 진정한 국가 지도자”라고 말했다.
공적연금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이번 정부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대표적 현안으로 꼽힌다.
특히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2018년 12월 4가지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시한 뒤 후속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이 지지부진해지자 그 시급성을 놓고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지적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으로서 불편한 마음이 있지만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2018년 제4차 국민연금재정계산 이후 연금개혁 논의가 사실상 멈춰 있다”고 말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놓고는 여야 막론하고 다들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이 논의 주체가 돼야 하는데 국회에 나와서 안 하고 있다고 답변하면 어떡하나”고 비판했다.
다만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서는 국민연금 개혁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다소 곤혹스러운 처지일 수도 있다.
국민연금 개혁은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 합의까지 요구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용진 이사장은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국회에 국민연금 개혁안을 담은 제4차 개혁방안을 제시했었다”며 “현재는 제도적으로 재정계산과 함께 연금제도발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앞당겨서 하는 것이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이 모두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진척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대통령선거에 몰두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사회적 현안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
또 주요 대선주자들도 관련 논의에 소극적 태도를 한동안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개혁 자체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로 불릴 정도로 복잡하고 껄끄러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민주당 경선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국민연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공약이나 생각을 밝힌 적이 없다.
민주당 경선 중 이동학 청년최고위원이 “우리당 대선 후보들에게 연금개혁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계획을 발표해 달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박용진 의원을 제외하고는 이 지사나 다른 경선후보들은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비교적 국민연금 개혁에 적극적 태도를 보였던 박 의원조차도 9월12일 강원지역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연금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다들 ‘당선될 생각이 없나’, ‘경선 포기한 거냐’며 기겁을 하고 말린다”고 주변 분위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연금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의원 등 다른 유력후보들은 모두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 구체적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