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펀드가입 상담을 위해 거실 소파에 앉아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머리에 착용하는 영상출력기구)를 착용한다.
눈앞에 펼쳐진 은행 가상영업점에서 A씨는 실시간으로 은행원과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고 상품가입까지 한번에 처리한다.
KB국민은행이 실험하고 있는 메타버스 영업점에서 머지않아 구현될 수 있는 미래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올해 들어 메타버스를 활용한 새로운 채널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VR기기를 활용한 영업점도 이런 전략의 하나다.
1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현재 'VR브랜치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해 고사양PC 2대와 HMD 3대 구매입찰공고를 냈다.
PC 한 대는 가상영업점 방문한 고객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나머지 한 대는 가상영업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를 통해 KB국민은행은 HMD를 활용한 고객상담·이체·상품 가입 등 금융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베드 구축을 주도하는 곳은 '인사이트 지점'으로 IT 전문인력으로만 구성된 KB국민은행의 영업점이다.
새로운 혁신기술을 영업점 전체에 적용하기 전에 사전검증을 하는 것이 인사이트 지점의 주된 역할이다.
올해는 메타버스가 은행의 미래채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관련 실험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실험을 위한 VR장비를 구하는 단계로 어떤 기능이 구현될 지, 실제 적용시점이 언제가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VR영업점과 관련해 아무것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기술검증을 비롯해 실험적 차원에서 이번 테스트베드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허 은행장은 메타버스시장 성장에 발맞춰 미래고객인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금융과 연계하는 실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가 향후 은행 온오프라인 채널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미래 금융채널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7월 KB국민은행은 '게더' 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열었으며 테크그룹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참여하는 경영진 회의와 외부업체와 기술미팅 등을 개최했다.
8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e스포츠 게임팀 응원공간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를 열었고 신입행원 연수의 개강식과 주요 강의를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진행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