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이 또 연임할까?
허 행장은 실적과 혁신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KB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세대교체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임기 만료 한 달여 전에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다음 KB은행장을 결정해왔다.
따라서 연말에 임기를 마치는 허 행장의 연임은 다음달인 11월 안으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허 행장은 2020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통합한 뒤 최초로 3번 임기를 연달아 맡는 행장이 됐다.
당시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는 코로나19 이후 금융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허 행장이 다시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과 인터넷은행의 출현으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안정적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장후보 선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은행의 경영상황이나 그룹과 시너지 측면에서도 허 행장과 대적할 인사를 안팎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허 행장이 플랫폼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적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허 행장의 업무 연속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대표 플랫폼을 전면개편한 뉴스타뱅킹과 Z세대 전용플랫폼 리브를 10월 안으로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해 허 행장은 최근 리브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게 될 걸그룹 '에스파'와 함께 이례적으로 직접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밖에 혁신금융서비스인 알뜰폰 플랫폼사업 리브모바일도 허 행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허 행장은 KB국민은행뿐 아니라 KB금융지주 디지털부문장을 맡으며 전체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최근 KB금융그룹은 클라우드 플랫폼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디지털부문 산하 클라우드플랫폼단이 주축이 된다.
실적면에서도 허 행장의 성과는 좋은 편이다.
허 행장이 이끄는 KB국민은행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으로 라이벌 신한은행보다 좋은 실적을 내면서 리딩뱅크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1조4226억 원을 거두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순이익 1조3709억 원을 내며 2위에 머물고 있다.
다만 디지털 전환 바람과 함께 젋은 금융권 조직문화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상황은 허 행장 연임을 결정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