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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조조정 10년 만에 성장궤도, 양극화와 부동산금융은 불안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10-0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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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조조정 10년 만에 성장궤도, 양극화와 부동산금융은 불안
▲ 저축은행 TV광고 영상.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업계가 10년 전 부실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나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잠재부실과 양극화 등 여전히 남은 과제들을 해소하면 역할과 위상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 총자산이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재무와 손익지표가 모두 호조를 나타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사태 이후 10년 만에 업계가 안정적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6월 말 저축은행 총자산은 102조4천억 원으로 10년 전인 2011년 6월 말 76조7천억 원보다 34% 증가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러 자산이 가장 크게 쪼그라들었던 2014년 6월(36조8천억 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자산이 증가했다.

저축은행 자기자본은 11조5천억 원으로 2011년 6월 말 자본잠식상태였던 데서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0.84%까지 악화했던 것이 양호한 수준인 14.06%까지 올랐다.

10년 전과 비교해 비대면거래 증가 등으로 점포 수는 378개에서 293개로 감소했지만 외형 성장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임직원 수는 8955명에서 9726명으로 증가했다.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최근 1년 사이에도 1.5% 증가했는데 시중은행 임직원 수가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형 성장만 이뤘을 뿐 아니라 수익도 크게 개선됐다. 상반기 저축은행 순이익은 1조618억 원으로 2020년 상반기보다 67% 증가했다. 이대로면 연간 순이익은 2조 원을 넘보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이 확대되면서 2011년 1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를 시작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업계 자산 1위였던 부산저축은행이 문을 닫는 등 27개 저축은행이 사라져 100개가 넘던 저축은행이 80개 아래로 줄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하고 2차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한숨 돌린 것은 2011년 9월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나면서 업계 체력이 한층 탄탄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상위권 저축은행은 일부 지방은행보다 자산규모도 크고 순이익도 많이 거둘 정도로 대형화가 이뤄졌고 여·수신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확대했다. 

저축은행은 최근 금융권에서 확산되는 디지털 전환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10년 전 부실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다만 아직 과거의 상흔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예금보험공사가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관련 부채 등이 대표적이다.

예금보험공사는 2011년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설치하고 27조 원 이상을 투입했는데 2020년 말 기준 11조 원의 부채가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 감소속도는 매년 1조 원가량으로 투입자산을 완전히 회수하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에서 부동산금융(PF) 등이 빠르게 증가하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부동산금융은 과거에도 저축은행 부실의 주요 원인으로서 구조조정을 촉발한 뇌관이 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저축은행 부동산금융 잔액은 7조8천억 원으로 2011년 9월 말 8조8천억 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저축은행 전체 대출 증가율은 2분기 27.1%로 은행(9.0%)과 비은행금융기관(14.0%)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부동산경기 등 상황에 따라 최근 급증한 부동산금융 대출 부실이 커질 소지가 있다”며 “저축은행 부실화 우려가 증대되면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 거액예금이 이탈하고 신용공급이 급격하게 위축할 위험도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양극화 역시 간과해서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반기 자산상위 5개 저축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4546억 원으로 79개 전체 저축은행 순이익의 43%에 이른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어 기업금융을 늘리기 어려운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10년이 지나면서 체질이 많이 개선됐다”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위험관리는 철저히 하되 과거 상황에 맞춰진 규제를 개선해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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