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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SK이노베이션 주주 달래기 온힘, 김준 배당재개 셈법 복잡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1-09-17 15: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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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배터리사업 분할로 성난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지난해 멈췄던 배당을 재개할까?

SK이노베이션은 재무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탓에 적극적으로 현금배당에 나설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늘Who] SK이노베이션 주주 달래기 온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준</a> 배당재개 셈법 복잡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따라서 정관 변경에 맞춰 자회사 주식을 배당할 가능성이 나오는데 이마저도 간단치 않아 보인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배터리사업 분할이 SK이노베이션의 앞으로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시선이 적지 않다.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배터리사업 분할은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신규수주와 생산 경험을 모두 쌓으며 업계에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에 속도를 내게 된다면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도 확장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금까지 생산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런 배터리의 자체 품질 경쟁력도 사업분할을 통한 경영 효율성 확보로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의 분할 뒤 상장이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란 모회사와 사업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해 있다면 모회사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자회사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터리시장 성장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분할 뒤 상장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도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하락을 향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7월1일 ‘스토리데이(StoryDay)’에서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공식적으로 꺼낸 뒤 하락 추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종가를 기준으로 6월30일 29만5500원에서 9월17일 24만 원까지 18% 이상 하락했다.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이 처음으로 나온 7월1일, 이사회에서 분할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힌 8월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이 확정된 9월16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각각 전날보다 8.80%, 3.75%, 4.44% 떨어지기도 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결정한 뒤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를 향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배터리 자회사 SK배터리(가칭)의 상장을 섣부르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내비치는 점도 그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괄사장은 16일 배터리사업 분할 등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자금 조달방안으로 기업공개(IPO)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조달방안도 많다”며 “배터리 자체 현금창출 역량 등을 시장에 보여주고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총괄사장이 주주들을 더 적극적으로 달래기 위해서는 뚜렷한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2015년 이후 꾸준히 실시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멈춘 배당을 재개하는 일이 꼽힌다.

지난해 LG화학도 배터리사업 분할을 결정한 뒤 곧바로 2022년까지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 원 이상의 현금배당이라는 공격적 배당정책을 내놨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대규모 실적부진 여파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탓에 과거처럼 현금으로 배당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업 부진으로 영업손실 2조5688억 원, 순손실 2조1467억 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은 1조90억 원으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순손실(1649억 원)을 냈다.

게다가 물적분할하는 SK배터리에 현금성 자산의 73%를 주는 반면 장기차입금은 31%만 이전한다. 배터리사업 성장을 위해서 화학분야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는 더 악화하는 것이다.

김 사장이 현금이 아닌 주식배당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금전뿐 아니라 회사가 보유한 주식 및 기타 재산으로 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주식배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배터리사업 가치를 보고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한 주주들은 배터리사업 분할에 따른 불만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김 사장이 SK이노베이션 배당으로 SK배터리 주식을 줘 주주들이 인적분할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주 달래기에 최선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 방법 역시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배터리 주식 일부를 배당으로 활용하면 상장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할 자금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이 자금은 다시 SK배터리에 투자될 가능성이 높은 재원이다.

또 SK배터리 상장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명확한 가치평가를 할 수 없어 SK배터리 주식배당은 가까운 시일에 이뤄질 수 없는 배당정책으로 여겨진다.

이에 김 사장으로서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주식배당을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식 61.20%를 보유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 추진 당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83대1로 역대 1위를 보이는 등 배터리사업 못지않게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5월11일 상장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가는 상장 뒤 4개월 동안 공모가(10만5천 원)와 비교해 113% 상승하기도 했다. 미래 기업가치를 향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변경된 정관에 따라 주식배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배당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배터리 관련 자회사 주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일종의 옵션가치가 생기는 것이다”고 바라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를 포함해 다양한 배당정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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