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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SK텔레콤 빅테크 향해 구조개편, 최태원 기술 처지면 낙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08-30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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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인적분할로 중간지주사체제를 구축한다.

SK텔레콤 비통신사업과 자회사 SK하이닉스를 떼어내고 그 위에 투자전문회사를 새롭게 세우는 게 핵심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통신을 넘어새로운 ICT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가득한 포부를 내놓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SK텔레콤이 이번 인적분할로 비통신사업분야에서 경쟁사들보다 앞서갈 수 있을지 짚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박혜린 기자

 

곽보현(이하 곽) : 박혜린 기자,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기업들의 최근 사업 확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기술과 시장영역에서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SK그룹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ICT 투자전문회사가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비통신분야에서 
강력한 성장엔진을 달게 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박 :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지만 미디어콘텐츠,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 클라우드, 인공지능, 로봇 등 통신을 벗어난 신사업 영역에서는 기타 경쟁사들과 같은 출발선을 밟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통신분야 경쟁기업 외에도 각 분야의 정통적 사업자, 글로벌기업들을 경쟁자로 대면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서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곽 : 그러고 보니 위에 언급된 비통신사업들 가운데 SK텔레콤이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역은 없는 것 같네요.

콘텐츠시장은 넷플릭스 같은 해외사업자들의 벽이 너무 높고 커머스, 모빌리티 영역도 현재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사업자들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고요.

박 : 그렇습니다. 다만 이런 플랫폼사업이나 첨단기술영역은 비대면시대를 맞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볼 수 있어 성장기회가 많고 시장에 승자가 정해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전국적으로 구축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에 5G와 ICT부문 기술들을 통해 첨단기술영역까지 주요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무한히 넓어졌습니다.

곽 :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문인력과 체계를 갖추고 일종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와 같은 역할을 해줄 법인 출범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박 : 네, 또 SK텔레콤 신설 투자회사는 사업회사에서 독립된 투자전문 지주사로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 기업, 사업 등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영역은 아직 미지의 분야로 유연한 투자가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커머스 등 각 산업분야에서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산업환경과 기술 변화가 빠른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도 투자전문 지주사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 KT 등 경쟁사도 비통신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사업부문 분사, 신설 사업법인 설립 등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지만 전략과 방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네요.

박 : 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보니 다양한 사업영역의 비통신 자회사 사이 사업시너지나 공동 기술투자, 연구개발 등 부문의 의사결정에도 제약이 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곽 : 최태원 회장이 이 신설 투자회사 운영을 맡긴 경영진도 눈길을 끄는 부분인데요.

박정호 사장을 필두로 하이닉스 인수로 반도체사업에 진출하는데 앞장섰던 그룹 내 인수합병 전문가들이 모여있어요.

박 : 그렇습니다. SK텔레콤 신설 투자회사 경영진에는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센터장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 등이 합류하는데요.

곽 : 이들은 박정호 사장과 함께 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면서 두각을 드러내 온 인물들이죠.

박 : 네, 윤풍영 부사장은 SK하이닉스 인수, SKC&C와 SK 합병, 11번가 분할과 투자유치, 웨이브의 출범 등 박정호 사장이 주도한 대부분의 인수합병과 조직개편 작업에서 호흡을 맞췄고요.

노종원 부사장도 SK텔레콤,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면서 그룹 정보통신과 반도체분야 사업전략, 인수합병 등에서 핵심참모 역할을 해왔습니다. 2018년 SK텔레콤이 신설한 유니콘랩스 조직을 이끌기도 했고요. 

곽 : 경영진 구성까지 여러 점에서 SK텔레콤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그룹 차원의 ICT사업 구상,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와 연결해보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최태원 회장은 왜 그렇게 딥체인지에 속도를 내는 건가요?

박 : SK텔레콤 개별 회사로 떼놓고 봤을 때도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통신사업 외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고 새로운 산업환경에서 그룹 내 ICT계열사로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평소 첨단기술분야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며 “기업이 세상의 변화보다 느리게 바뀐다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경영철학을 보여왔습니다.

박정호 사장도 올해 1월 SK하이닉스 부회장에 오른 뒤 “혁신의 시대에는 우리가 누구인지 고민하고 스스로 길을 만드는 패스파인더가 돼야 한다”며 “우리의 사업영역, 나아가 ICT 세상에서 1등이 되겠다는 꿈을 꾸자”고 말했죠.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신설 투자회사를 통해 반도체뿐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사업, 미디어콘텐츠,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 등 고객 일상과 밀접한 플랫폼사업부터 양자암호보안, 차세대 반도체, 디지털헬스케어 등 고성장 혁신기술분야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해 기술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곽 : 이렇게 보니 정말 새로운 사업들이 많네요.

SK텔레콤이 아무리 5G시장에서도 흔들림없이 1위를 보여주면서 이동통신부문 실적이 승승장구하고 있어도 이동통신시장은 확실히 성장의 한계가 명확하죠.

박 : 그렇습니다. SK그룹은 1989년 통신사업에 진출해 1994년 한국이동통신, 현재 SK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성장한 뒤 30년 가까이 한국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약정할인율 인상,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정부정책으로 2018년, 2019년 연달아 무선서비스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고요.

2020년 실적이 회복세에 들어서긴 했지만 이동통신시장은 의미 있는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곽 : 시장 장악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고려할 때 안정적 현금 창출원사업으로 지속성을 지니더라도 더 이상 기업가치를 크게 높여줄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는 거군요.

박 : 네, SK텔레콤 2020년 실적을 봐도 이동통신부문은 한 해 매출성장률이 2.8%로 미디어(17.2%), 보안(12.2%), 커머스(12.1%) 등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주는 비통신사업과 비교됩니다.

2021년 상반기 기준 SK텔레콤 통신사업회사에 소속된 무선통신사업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사업은 여전히 SK텔레콤 전체 연결기준 매출의 84%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가 등에서는 SK텔레콤 인적분할 뒤 통신사업회사의 가치를 13조~15조 원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곽 : 최근 SK텔레콤 시가총액이 21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통신사업은 지금도 거둬들이는 매출만큼의 가치도 다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박 : 네. 그래서 SK텔레콤은 대내외적으로 ‘빅테크’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비통신사업과 첨단기술분야 경쟁력 확보,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2019년 10월 ‘SK그룹 CEO세미나’에서 “기존에 투입하고 있는 자원을 3년 안으로 모두 없앨 수 있을 정도로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야 한다”며 “현재 SK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가치를 지금의 가치가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곽 : 네. 잘 알겠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그룹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확대경영회의에서도 딥체인지를 강조해왔는데요.

기업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닌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딥체인지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과연 SK그룹이 딥체인지로 통신에서 ICT기업으로 가는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또 다른 계열사 SK이노베이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줘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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