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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디지털화폐 플랫폼 선점 바라봐, 김범수 현금없는 세상으로

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 2021-08-2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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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금융계열사들이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에 우선협상자로 참여하면서 플랫폼 선점을 바라보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번 사업이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되는 첫 디지털화폐사업인 만큼 디지털화폐의 실제 도입 여부와 상관 없이 블록체인업계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디지털화폐 플랫폼 선점 바라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0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수</a> 현금없는 세상으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27일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 그라운드X 컨소시엄이 한국은행과 CBDC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라운드X 컨소시엄은 23일 네이버 컨소시엄, SKC&C 컨소시엄을 제치고 CBDC 연구의 마지막 3단계 모의실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최고의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며 "블록체인 플랫폼을 향한 시장의 많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그라운드X의 자체 가상화폐인 '클레이' 기반 플랫폼 '클레이튼'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은 2017년 말 카카오의 새 사업으로 블록체인을 제시하며 이듬해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만들었다. 이후 그라운드X를 통해서 자체 가상화폐인 '클레이'와 대체불가능 토큰(NFT), 클레이를 보관하는 지갑 '클립' 등을 출시해왔다.

김 의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향후 디지털화폐가 정식 도입될 때 디지털통화 관련 시장에서 플랫폼 입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모의실험 단계로 디지털화폐의 실제 도입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당국의 첫 가상화폐 관련 사업이다 보니 향후 도입 때 플랫폼 입지에서 간판효과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디지털가상화폐는 실제 법정화폐와 동일한 가치와 사용처를 지니는 것인 만큼 원활한 유통환경 구축이 필수로 꼽힌다. 이번 실험을 통해 플랫폼과 송금, 결제 등의 유통환경을 선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디지털화폐 설계방안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의 발행과 환수를 담당하며 유통과 송금, 결제는 금융기관과 핀테크, 빅테크기업 등 민간에서 담당한다.

그라운드X는 컨소시엄 주간사로 플랫폼 구축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상화폐 가운데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보이고 있는 ‘클레이’ 기반 자체 플랫폼 ‘클레이튼’을 바탕으로 전송과 송금 기능을 실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톡 안에 지갑 ‘클립’을 구현했던 경험을 활용해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지갑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클레이 보유자는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있는 클립에서 클레이를 보관하고 주고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는 디지털화폐를 민간은행 계좌의 잔액과 교환하는 과정과 민간 송금, 결제 영역에서 기술력과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존의 가상화폐는 실시간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하는 것과 달리 디지털화폐는 현재 통용되는 실물화폐와 동일하게 가치변동이 없다. 기존 가상화폐와는 달리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범용성이 확보될 수 있어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범용성을 알아보려고 연구 플랫폼 조성과 시행 나아가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 정비에도 나설 계획을 세웠다”며 “이번 모의실험사업에서는 실제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화폐의 범용 가능성 등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가 선도적 정보통신기술과 첨단기술을 활용해 현금없는 경제를 도입하면 다양한 경제주체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우선 1회 현금 사용액을 1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점차 줄여 10만 원 이상의 현금 사용을 금지한 뒤 한국은행이 발행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CBDC)로 순차적 전환을 꾀하겠다"고 화폐개혁을 공약하기도 했다.

그는 "화폐개혁은 개인 및 기업의 거래 투명성을 향상시켜 부패를 방지하고 국가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탈세 등 불법적 자금운용을 방지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복지세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디지털통화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로버트 카플란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최근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모습을 보게될 것이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이러한 일이 발행할 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자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연구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86%가 디지털화폐 관련 연구 및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이번 모의실험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경쟁사들과 비교해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라운드X팀이 경쟁 컨소시엄인 네이버 컨소시엄 등과 비교해 기술 평가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우선협상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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