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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퇴진 이후 무얼하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3-02 18: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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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퇴진 이후 무얼하나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월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초청 전국상의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4년 만에 두산그룹 회장에서 물러난다.

박 회장은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맡아 두산그룹 경영에 힘을 보태면서 대한상의 회장을 중심으로 대외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회장은 2일 이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그룹회장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2년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뒤를 이어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두산그룹은 박용곤 현 두산그룹 명예회장→박용성 두산그룹 전 회장→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순으로 바통을 넘기며 형제경영을 해 왔다.

박용만 회장은 1955년 생으로 올해 61세다. 두산그룹 회장에 오르는 큰 조카인 박정원 두산 회장과 7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박용만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보스턴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1982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에 입사해 그룹 경영에 발을 들였고 동아출판사와 OB맥주 부사장을 지냈다. 그 뒤 두산 대표이사 사장,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 두산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박 회장이 두산그룹 회장을 맡은 기간은 만 3년 남짓이지만 두산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트위터리안’이라는 호칭이 따라다닐 만큼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한상의 회장으로 재계를 대표하는 ‘맏형’ 노릇도 해 왔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안팎에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0년대 중반 OB맥주, 코카콜라, 한국네슬레 등 핵심사업을 매각하기 전까지만 해도 두산그룹은 소비재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소비재사업들을 정리하고 2000년 민영화 대상이었던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5년 워크아웃기업인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2007년 미국 밥캣 등의 인수를 통해 중공업 주력으로 사업구조가 바뀌었다.

두산그룹의 이런 체질변화의 중심에 박 회장 특유의 뚝심경영과 승부사 기질이 자리잡고 있다.

두산그룹은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공업 중심의 사업구조에 발목이 잡혀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두산그룹 전체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 회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맡아 실적개선과 밥캣 상장 등 계열사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두산그룹이 인재양성 등을 위해 설립한 DLI(Doosan Leadership Institute) 회장에 취임한다.

박 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대한상의 회장도 계속 수행하기로 해 대외활동도 활발하게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부터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이밖에 올해부터 4년 임기의 국립오페라단 이사장도 맡았다.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수행하는 만큼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밥캣 상장 등 현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두산그룹 경영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595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신흥국에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815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요 사업부를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일 공작기계사업을 MBK에 1조130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 원 이상의 순차입금 감소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이날 공작기계사업부 매각과 두산밥캣 국내상장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로 직전 거래일보다 15.04% 급등한 470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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