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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하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부담 커져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7-16 13: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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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회사 글로벌파운드리(Global Foundries) 인수를 통해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다지려 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따라잡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강력한 추격자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하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부담 커져
▲ 팻 겔싱어 인텔 CEO.

16일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을 놓고 성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의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34조 원가량)에 이른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인텔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가 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경쟁자인 AMD가 글로벌파운드리의 최대 고객사라는 점은 거래 성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인텔은 파운드리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열망을 강하게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파운드리의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도 지분 처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23조 원가량)를 투자해 파운드리공장을 2개 짓는 투자계획을 밝힌 데 이어 5월 말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직접 독일을 방문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간부들과 유럽 파운드리 투자를 논의했다.

또 무바달라는 글로벌파운드리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었다.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6월 글로벌파운드리의 기초 수요예측(Initial public offering) 작업에 들어갔다. 기초 수요예측은 본격적으로 공모를 진행하기에 앞서 공모수요를 가늠하는 기업공개의 준비작업이다.

당시 블룸버그는 “글로벌파운드리의 기업공개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무바달라의 목적은 글로벌파운드리의 상장 자체가 아니라 글로벌파운드리 지분의 처분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파운드리와 관련해 원매자 인텔과 투자자 무바달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셈이다.

인텔은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성공한다면 파운드리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파운드리는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점유율 7%로 중국 UMC와 공동 3위에 올랐다. TSMC가 54%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가 18% 점유율로 2위였다.

인텔은 과거 파운드리사업에서 철수한 뒤 현재로서는 파운드리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초기 가동이 원활할지는 미지수다.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파운드리사업 재진입 초기의 불안요소를 해소할 수 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공정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디지타임스 등 외신들은 글로벌파운드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한 7나노미터급 파운드리공정의 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봐왔다.

인텔은 파운드리사업에서 철수하기 전 14나노 공정조차 수율 안정화에 애를 먹는 등 기술적으로 최상위권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TSMC와 삼성전자 두 최상위 회사는 3나노 공정의 도입을 준비하는 등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다른 회사들과 기술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 뒤 7나노 공정 개발계획을 이어받아 그대로 추진한다면 TSMC와 삼성전자 등 상위권 회사들과 격차를 좁힐 수도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로서는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 아래로는 10%미만 점유율의 회사들이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인텔이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하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부담 커져
▲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인텔과 AMD의 관계를 고려할 때 AMD와 글로벌파운드리의 관계가 끊어질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AMD의 발주물량을 흡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AMD는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이 필요한 반도체를 TSMC에 발주하고 있는데 두 회사의 관계가 매우 돈독하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는 TSMC 매출 가운데 AMD 비중이 2019년 4%에서 올해 9%대까지 커져 AMD가 애플에 이은 TSMC의 2대 고객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AMD로서는 글로벌파운드리에 발주할 물량을 삼성전자보다 TSMC로 돌리는 것이 협력관계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지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사업에서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지난해 말 18%에서 올해 1분기 말 17%로 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이 기간 TSMC의 점유율은 54%에서 55%로 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TSMC를 따라잡는 데 고전하는 있는데 인텔의 급성장은 또 다른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도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하는 시점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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