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을 바라보면 순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규모를 늘리는 것이 당연한데 코로나19 국면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 금융당국의 시선도 의식해야하기 때문이다.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증시에 입성한다. 예상 기업가치만으로 이미 하나금융지주를 제치고 KB-신한에 이은 3위로 우뚝 올라선 것은 물론 ‘따상’을 하면 ‘대장주’ KB금융지주도 추월할 수 있다.
빅테크와 전통은행을 각각 대표하는 카카오뱅크와 KB금융의 대결로 읽히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실적발표와 함께 곧바로 하반기 경영전략을 위한 준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완화, 법정최고금리 20%로 인하,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코로나19 지원용 카드사 1조 캐시백 등 금융제도나 정책에 따른 변화도 7월을 기점으로 이뤄진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리딩금융 2분기도 수성 '유력'
- KB금융지주가 2분기에도 순이익 규모에서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을 수성할지 주목된다. 에프엔가이드가 최근 내놓은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1조1413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 1조718억 원보다 700억 원가량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 상반기 깜짝실적이 확실시되면서 KB금융지주 중간배당을 향한 기대감도 높다. 증권사들이 최근 예상한 KB금융지주 중간배당 규모는 800~900원이다. KB금융지주는 상장 이후 지금까지 중간배당을 실시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나 금융당국의 배당규제 족쇄가 풀린 만큼 내부적으로 중간배당을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배당을 낮춘 점을 두고 주주총회에서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KB금융지주는 그룹 탄소중립 중장기 추진전략 ‘KB 넷제로스타(Net Zero S.T.A.R.)’를 선언했다. KB금융지주가 설정한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약 2676만 톤이다. 세계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공개한 금융회사는 ABN AMRO, APG 등 36개사로 국내 금융사 중에선 KB금융지주가 처음이다. KB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ESG상품·투자·대출을 50조 원으로 확대하고 그 중 25조 원을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KB국민은행은 최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진출을 위한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에 지분을 출자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지분이 42%를 차지한다. 카카오뱅크는 33%, SGI서울보증은 9%다. 주주사들의 금융·비금융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 대상 혁신적인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중금리시장을 혁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카카오뱅크 상장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카카오뱅크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청약 관련 이벤트를 시작했다. 첫 조 단위 상장주관이라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수혜 기대도 받는다. KB국민은행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을 9.30% 보유하고 있는 만큼 KB증권의 상장주관 수수료 수익 외에도 지분평가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 KB국민카드는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CB) 시장 진출을 위해 5월 예비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KB국민카드는 20219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됐다. 이후 2020년 8월 특화 신용평가서비스 '크레딧트리'를 선보이며 소상공인들을 위한 신용평가업무를 시작했는데 정식으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 KB손해보험은 손해보험업계 처음으로 마이데이터사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본인가가 남아있긴 하지만 디지털 보험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 수익원 발굴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KB손해보험은 올해 안으로 본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KB증권은 라임펀드 관련해 박정림 대표이사가 중징계를 사전통보받았는데 금융위 최종 의결이 반 년이 훌쩍 넘도록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제재수위 경감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에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당국 권고치 20%를 넘는 22.7%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주가부양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사회의 주가부양 의지는 강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신한금융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하반기부터 배당성향을 30% 안팎으로 높이거나 자사주 소각 및 매입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대폭 줄여 주가 상승효과를 노리는 방안 등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7월 진행되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한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 신한금융투자는 금감원으로부터 사모펀드 관련 부문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가 발견되면 제재심의위에 오를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 신한금융투자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제공하고 있는데 7월 말 2년의 기한이 만료된다. 신한금융투자는 금융위에 재승인을 신청했는데 재승인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위 혁신위원회 회의 소집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은 MZ세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등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MZ세대 고객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이 명동에 새로 연 업무공간 겸 휴식공간 ‘쏠라운지’가 대표적 사례다. 신한카드는 공연장 블루스퀘어를 후원해 전용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아트페어 행사를 열고 있다. 미술전시 및 판매행사를 여는 등 오프라인 행사로 MZ세대 고객을 모아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생활플랫폼서비스 발전에 주력하는 것도 결국 비대면시대에 꾸준히 소비자와 금융회사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것인 만큼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고민이 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