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플랫폼기업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나가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자산관리부문 각자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간편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리브를 젊은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서비스로 개편하는 '리브 리부트 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히 기존 MZ세대에서 타깃을 세분화해 더욱 젊은층인 Z세대를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스템과 서비스를 모두 손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선보이려는 시도는 전통 은행권에서 처음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가 10대 전용 금융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를 내놓은 뒤 8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소비 주력계층을 놓치지 않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은 리브 개편을 통해 아직 주민등록증을 받급받지 못한 10대 학생들을 위한 간편인증시스템을 포함해 향후 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초개인화서비스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그룹 자산관리의 또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는 KB증권도 젊은 세대를 겨냥해 직관적 투자환경을 제공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KB증권은 2020년 9월 줌인터넷과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세우고 통해 MZ세대를 위한 새 주식거래앱을 개발해왔다.
프로젝트 바닐라 관계자는 "가칭 바닐라앱의 개발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르면 상반기 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주식거래앱은 개발단계부터 한국형 '로빈후드'를 표방해왔다. 로빈후드는 미국의 2030 고객들이 선호하는 주식거래앱이다.
플랫폼기업 토스가 3월 내놓은 '토스증권'이 두 달만에 300만 계좌를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바닐라앱이 출시되고 나면 아직 주식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한 플랫폼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철 사장이 이끌고 있는 KB국민카드도 밀레니얼고객 확보에 나섰다.
올해부터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를 내놓고 KB페이와 연계해 학생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7일 KB국민카드는 할인결제 모바일플랫폼 '머지포인트'와 손을 잡고 올해 안으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KB카드는 처음으로 선보인 커피빈 PLCC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상품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하반기에는 외식 및 식음료분야에서 해피포인트 혜택을 강화한 카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밀레니얼세대의 소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그들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이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 밖에 KB국민카드는 디지털방식에 익숙한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와 결합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KB페이에 학생증 체크카드를 등록하면 모바일학생증, 도서관 출입증, 학사일정 알림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