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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최문순 양승조 '나도 대선주자', 정치체급 올릴 절호의 기회

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 2021-06-02 16: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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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내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두 지사는 전국적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지자체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0357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문순</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082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양승조</a> '나도 대선주자', 정치체급 올릴 절호의 기회
최문순 강원도지사(왼쪽)와 양승조 충남도지사.

2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대통령선거 경선을 한 달 앞두고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대선 도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과 이광재 의원 등 현역의원뿐 아니라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잇따라 대선 출마를 밝히고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1일 강원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일 국회에서 대선 경선 참가 의사를 표명하기 전에 강원도민들에게 먼저 보고 올린다”며 “대한민국을 분권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출마의사를 전달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5월12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불모지인 충남 천안에서 4선 국회의원을 연임했다”며 “민주당의 전통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적통을 잇는 대통령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어떤 공약을 내걸고 대선에 도전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일단 최 지사는 '분권국가'를, 양 지사는 '균형발전'의 깃발을 들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현역 지자체장이 대선 도전에 성공한 전례가 거의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6년 서울시장 임기를 끝내고 2007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물론 광역단체장으로 있으면서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정치인은 많다.

이인제, 남경필, 손학규, 김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경기지사를 지내는 동안 행정능력 등을 검증받으면서 유권자들에게 대선주자로 인정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를 잠재적 대선후보로 인정하곤 한다. 영남, 호남, 충청 등 지역적 치우침이 없고 규모가 워낙 큰 광역지자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지사 출신의 대통령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전통이 없다.

대다수 언론과 사회분위기가 중앙정치에 집중돼 있어 광역단체장은 여론의 일상적 관심조차 끌기 힘들기 때문이다. ‘행정가’ 이미지보다 ‘지도자’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대선 성공을 바라볼 수 있는데 그럴 기회조차 별로 많지 않다.

광역단체장은 행정능력 이외에 뚜렷한 자기 브랜드와 시대정신을 담은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를 통해 미래 비전을 알리는 데 성공하면서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대중교통체계 개편, 청계천 복원사업 등을 통해 행정능력 이상을 보여줬다. 

최문순 지사와 양승조 지사가 대선에 도전장을 내민 것을 두고 다른 정치적 계산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양 지사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를 한 번 더 노릴 것이란 시선이 많다. 대선 출마를 통해 정치적 체급을 올려 재선에 성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양 지사가 내건 대선공약을 살펴보면 '국가균형발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양 지사는 5월28일 국회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1탄'을 첫 대선 공약으로 내놨다. 법인세 지방 차등화와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 반대,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의 전국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양 지사는 법인세 지역 차등화 정책을 두고 "지역 낙후도에 따라 법인세를 차등 감면하고 법인세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해 지방정부의 조세수입으로 반영하며 수도권 기업들의 법인세율을 인상하여 법인세 규모가 감소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역경제 지방재정이 살아나 균형 잡힌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지만 듣기에 따라 충청 민심을 향한 말이기도 하다.

반면 최문순 지사는 3선 연임 제한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치적 체급을 올려 중앙 정치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낙연 전 총리도 전남도지사 출신이다. 

최 지사는 일단 민주당 경선에 활력을 넣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최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이번 경선에서 하는 역할은 메기 역할"이라며 "당에 활력을 넣는 역할을 하기 위해 자임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이 지난 서울·부산시장 패배 후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국민께 사과드리고 또 뭐가 문제인지 분석하고 정신 차려서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메기론은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적절한 위협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경영이론으로 청어나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같은 수조에 집어넣어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최 지사는 대선 출마를 밝히면서 조국 전 법무장관의 회고록과 경선 연기론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거침없이 견해를 밝혔다. 경선 승리보다 경선 흥행으로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는 '조력자' 역할을 맡겠다는 태도였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양승조 충남지사는 정치적 체급을 높여 내년 지방선거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최문순 강원지사는 3선 연임 제한에 따라 더 이상 지방선거에 도전할 수 없는 만큼 정치적 공간을 넓혀 국무총리나 당 내부에서 역할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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