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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맡나, 김경진 흑자전환 기대 품어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1-05-03 15: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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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이 글로벌제약사 모더나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에스티팜은 2018년 뒤로 줄곧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데 김경진 대표이사는 흑자전환을 향한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팜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맡나, 김경진 흑자전환 기대 품어
▲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제약사 모더나의 한국 자회사 설립이 현실화하면서 에스티팜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모더나가 백신 공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외 지역에서 자회사를 통해 백신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한국에서는 mRNA 기반 백신을 위탁생산할 역량을 갖춘 곳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에스티팜과 한미약품이 모더나 백신의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GC녹십자가 완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더나는 원료의약품과 완제품을 구분해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더나는 올해 2월 자체 또는 협력사의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추가 자본투입을 결정했다. 

더욱이 모더나가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등 자회사가 위치한 국가의 기업과 위탁생산 파트너십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한국 자회사 설립을 사실상 위탁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로 보는 시선도 제약바이오업계에 적지 않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더나의 한국 자회사 설립이 결정되기 이전에 “한국에 모더나 자회사가 설립된다면 한국 자회사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기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체적으로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백신 위탁생산 수주 가능성이 커진 게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은 당분간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위탁생산을 맡는다면 에스티팜의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개발한 바이러스벡터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한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mRNA 기반 백신 및 치료제의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힘써왔던 점에 비춰볼 때도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수주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김 대표는 ‘원료의약품 생산 수주 불확실성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치료제분야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및 자체적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마음먹은 뒤 지난해에만 2차례에 걸쳐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시설을 증설했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m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 생산에 꼭 필요한 원료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세계에서 에스티팜을 포함해 단 3곳 뿐이다.

에스티팜 역시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별도로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상업화을 위해 4월 스위스 바이오기업인 제네반트사이언스로부터 LNP(지질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기술을 도입했는데 이를 두고 사실상 백신 위탁생산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 아니었냐는 시선도 제약바이오업계에 있다.  

모더나를 비롯한 글로벌제약사들은 보통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을 때 LNP 약물 전달체기술을 이전하는 일을 꺼리기 때문이다. 에스티팜이 자체적으로 백신 생산을 위한 LNP 약물 전달체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기술유출 등과 관련한 모더나의 거부감도 한층 줄어들게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LNP 약물 전달체기술은 mRNA 기반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고분자인 mRNA를 분해 효소 및 세포 내 미세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안전하게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게 해준다. 

김 대표는 에스티팜의 주력사업이던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이 줄어들던 2017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에스티팜은 2017년에만 해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618억3415만 원을 냈으나 그 뒤로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의 수요가 줄면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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