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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8인치 파운드리 확대, 서플러스글로벌 중고장비 수혜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4-30 17: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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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산업은 첨단기술이 집대성되지만 중고가 활약하는 분야가 존재한다. 바로 8인치(200mm)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이다.

SK하이닉스가 신규장비의 공급이 거의 없는 200mm 파운드리사업 확대를 검토한다고 밝힘에 따라 대표적 중고 반도체장비 전문기업 서플러스글로벌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SK하이닉스 8인치 파운드리 확대, 서플러스글로벌 중고장비 수혜
▲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이사. <서플러스글로벌>

29일 서플러스글로벌에 따르면 현재 200mm 반도체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서플러스글로벌은 2020년 사업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장비업체들이 신규공장(팹) 투자가 적은 200mm 웨이퍼 관련 장비를 생산 중단했고 재생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중고장비시장에서 반도체기업들의 200mm 장비 구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2000년 설립돼 현재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중고 반도체장비 매입 및 매각을 전문으로 하며 중고장비를 고객의 사양에 맞게 개조(리퍼비시)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현재 중고 반도체장비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해 1천대 안팎의 장비를 판매하는데 이는 유통물량 기준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20%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가 200mm 파운드리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서플러스글로벌 같은 기업이 다루는 중고 반도체장비에 의존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에는 원형 웨이퍼가 필요하다. 웨이퍼는 6인치(150mm)에서 200mm로, 200mm에서 12인치(300mm)로 커지는 식으로 발달해 왔다. 

웨이퍼 크기가 커질수록 더 많은 반도체를 한꺼번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 반도체기업들은 주력 생산라인을 300mm 웨이퍼 기반으로 구축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200mm 웨이퍼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mm 웨이퍼는 웨이퍼당 생산비용이 300mm 웨이퍼보다 저렴해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다. 반도체 요구량이 많지 않는 소규모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은 200mm 웨이퍼 생산라인을 갖춘 파운드리기업을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반도체장비기업들이 이미 대부분 300mm 반도체장비를 생산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바꿨다는 점이다. 때문에 파운드리기업들이 늘어나는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200mm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려 해도 장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SK하이닉스는 28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200mm 파운드리사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200mm 파운드리 확대와 관련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200mm 파운드리사업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충북 청주의 기존 파운드리공장 M8에 있는 반도체장비를 중국 우시의 신공장으로 이전하며 중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처럼 단순히 기존 반도체장비를 옮겨 사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투자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은 21일 월드IT쇼 2021에 참석해 “파운드리에 많은 투자를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파운드리사업에 관한 의견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발표에서 “현재 300mm 파운드리사업 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향후 투자는 200mm 파운드리사업 쪽으로 집중될 공산이 크다. 서플러스글로벌과 같은 중고 반도체장비 전문업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서플러스글로벌 매출은 2019년 1103억 원에서 2020년 1256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27억 원에서 154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런 실적 증가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중고 반도체장비시장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TSMC와 UMC, 중국 SMIC, 국내기업 DB하이텍 등 기존 파운드리기업이 이미 200mm 중고 반도체장비 거래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8인치 파운드리 확대, 서플러스글로벌 중고장비 수혜
▲ 서플러스글로벌 중고 반도체장비 클러스터. <서플러스글로벌>

300mm 중고 반도체장비 수요도 늘고 있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3월11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반도체기업들이 네덜란드 ASML,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반도체장비기업으로부터 장비를 인도받는 기간이 현재의 10개월에서 향후 1년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일이 자금 동원력과 관계없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6개월 동안 중고 반도체장비 가격은 평균 20%가량 올랐다”며 “많은 고객이 중고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중고 반도체장비 매매업을 하는 기업은 서플러스글로벌 이외에도 많다. 현재 1천 곳 이상의 기업이 반도체 중고장비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등 반도체장비기업들도 중고장비 리퍼비시사업을 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이런 경쟁자들을 상대로 사업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551억 원을 들여 ‘중고 반도체장비 클러스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 반도체장비 관련 협력사를 모아 장비, 서비스, 부품을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판매되지 않는 중고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현장교육을 제공하는 등의 신사업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 반도체장비 클러스터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통삼리 일원에 4만4473㎡ 규모로 조성된다. 올해 6월 말 준공 예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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