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1-04-28 17: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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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토지주택공사의 개혁을 이뤄내고 정부의 주택공급확대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부동산 비전문가'라는 우려를 걷어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3기 신도시 조성사업, 공공주도 주택개발 등 주택공급 정책을 빠르게 수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28일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경기도 광명시흥지구 현장에 방문해 사업 진행상황을 살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28일 토지주택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이 취임 이후 첫 현장행보로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를 방문한 것은 토지주택공사의 개혁과 정부의 주택공급확대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는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가장 먼저 제기된 곳이다.
3기 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2010년 이명박 정부가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했지만 토지주택공사의 재무상황이 악화하고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결국 2015년 지구지정을 해제한 바 있다.
6번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뒤에도 일부 지역주민들은 교통난과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하며 3기 신도시 지정 재검토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이처럼 논란이 일었던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사업 진행상황을 챙기는 것을 두고 김 사장이 부동산 비전문가로 관련 업무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들을 털어내기 위한 행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 사장은 정부로부터 토지주택공사 개혁이라는 임무를 맡아 이례적으로 국세청장 출신으로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올랐지만 개혁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사업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
정부가 5월에 내놓을 토지주택공사의 혁신안에 당장 토지주택공사를 해체하는 수준의 방안을 담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주택공사 직원 땅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토지주택공사를 해체하는 수준의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토지주택공사가 택지조사와 신도시 개발 업무, 주택공급사업을 모두 맡고 있어 비리가 발생했다고 보고 이러한 기능들을 다른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로 분산시켜야한다는 주장도 정부 안팎에서 나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토지주택공사의 업무를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주택공급정책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토지주택공사의 기능을 당장 쪼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월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정사회 반부패 정책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토지주택공사는 인력 1만여 명 규모의 방대한 조직구조에 윤리의식마저 이완돼 강력한 환골탈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토지주택공사는 토지개발, 주택공급 등 부동산정책의 가장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인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2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부동산 비전문가'라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도 강단있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국세청장 출신으로 토지주택공사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실무를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존폐위기에 놓인 토지주택공사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며 공세를 펼쳤다.
김 사장은 국세청장 시절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관여했었냐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국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 관련 대책 회의에 참석도 하고 국토부와 협업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토지주택공사의 혁신방안을 두고 "혁신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다만 주택공급과 택지조성, 신도시 건설은 토지주택공사 본연의 업무로 토지주택공사가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세청장 출신으로 토지주택공사 안팎에서는 토지주택공사에 강력한 내부 통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사장은 28일 토지주택공사 수도권특별본부에서 열린 '2.4대책 추진 점검회의'에서 "토지주택공사는 현재 정부의 핵심 주택공급 대책인 2.4대책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조속한 성과창출로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