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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부자 몸조심처럼 낮은 자세, 정권심판론이 '내곡동 땅 의혹' 덮어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4-01 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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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95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오세훈</a> 부자 몸조심처럼 낮은 자세, 정권심판론이 '내곡동 땅 의혹' 덮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노인 복지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여러 의혹 제기나 웬만한 실수도 이른바 정권 심판론에 묻히고 있어 ‘부자 몸조심’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 처가 땅 의혹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파상공세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일도 오 후보의 서울 내곡동 관련 의혹을 공략하는 데 힘을 쏟았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 후보 말이 벌써 몇 번 바뀌었다”며 “본인은 내곡동 땅이 의식 속에 없었다고 하는데 2011년 언론보도에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서 내곡동 관련 계획을 브리핑하는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 후보와 방송 토론을 할 때 내곡동 얘기에서 오 후보가 거짓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표정 변화가 있었다”며 “오묘한 미소를 짓더라”고 덧붙였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 후보가 2011년 6월7일 내곡동이 ‘보금자리 주택지구 신규지정 예정’으로 표기된 ‘2020 주택종합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사진과 관련 기사 링크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그 동안 오 후보가 내곡동에 관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놓고 ‘나는 모른다’고 해명했던 것과 배치되는 사실”이라며 “1일 1의혹 1거짓말이란 말이 따라다니는 오 후보는 더 이상 ‘모른다’는 해명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고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야권 최종후보로 확정된 이래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데 상당히 공을 들여왔다. 앞서 두 차례 방송토론에서도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당 의혹을 추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선거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를 받아 3월30~31일 이틀 동안 서울에 사는 만18세 이상 남녀 806명에게 서울시장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오 후보를 고른 응답은 57.5%, 박 후보를 고른 응답은 36.0%로 집계됐다. 오차범위 밖인 21.5%포인트 격차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시행 전부터 민주당이 줄곧 내곡동 땅 의혹을 제기했지만 결과적으로 민심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정권심판론이 내곡동 땅 의혹을 비롯한 오 후보의 약점을 모두 덮어버릴 정도로 압도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부동산문제에 예민한 서울 민심이 정작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에 꿈쩍도 않는 배경에는 정권을 향한 실망감이 두텁게 깔려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읍소전략을 펼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전날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한 데 이어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도 이날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민주당이 부족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오 후보는 상대의 공격에 관한 과잉대응이나 튀는 행동 등을 자제하며 겸손한 이미지로 승기를 굳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이날 종로노인복지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로부터 용산 참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경위를 막론하고 공권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좀 더 주의하고 신중했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슴 아프고 책임을 느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오 후보는 용산참사를 두고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말해 임차인에게 원인을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루 만에 서둘러 자세를 낮춘 것이다.

오 후보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라고 비판했던 것을 놓고도 “더 이상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도 최대한 조심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지 말자는 공감대가 많다.

정진석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상임부위원장은 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회의에서 “네거티브, 마타도어, 흑색선전 등으로 점철된 지저분하고 막무가내 선거는 처음 본다”면서도 “우리는 남은 일주일 동안 패이스를 유지하고 품위 있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미쉘 오바마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네거티브 공세를 두고 했던 ‘그들이 비열하게 굴더라도 우리는 품위를 지킨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란 말도 인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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